방향은 아마도 우리가 닿아 멈추지 못할 삶 밖에 무엇

오늘 날씨 맑음

by 모호씨

네가 터널 안을 걷고 있을 때

나는 고민을 한다

먼저 가 빛을 찾아 소리로 너를 유도할 지

아니면 조용히 네 곁에서 같이 어둠을 걸을 지

같이 걷는다면 나는 무능할 것이다

발 밑의 돌에 너와 같이 놀라고 말 것이다

하지만 만약 삶이라는 것이

무엇을 해내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해나가는 단지 그 안에 것이라면

나는 더이상 너에게 무엇이 되어주지 않고

다만 너와 함께 그 안에 줄곧 있겠다 생각을 한다

빛과 어둠도 그저 길 위에 놓인 풍경인 듯

찬찬히 무능하게 같이 걸어가자

방향만 있으면 걸을 수 있어

걸을 수 있다면 살 수 있어

방향은 아마도 우리가 닿아 멈추지 못할 삶 밖에 무엇일지는 모르겠지만

해냈다 하는 것이 그저 한 고비의 언덕이었을 뿐

방향은 언제나 내 앞에서 열 셀만큼 거리를 띄우고

어느 곳에서 또 숨바꼭질을 하자 하네


W 상석.

P Mike Wilson.



2016.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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