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날씨 먼지 가득
어느새 우리
비둘기를 보면 내가 먼저 몸서리를 치게 됐다
글쎄 나는
사랑을 덮는 흙들은 죄다 이런 것
아니 이런 것이면 최고다 하고 삽을 말아 쥔다
허나 그런 것들이어서
마감은 머슴밥처럼 기괴하게 부푼다
불펜을 굴리면
마음은 숨는다
그것은 일종의 기만이고
즐긴다면 당신에게는 게임이기도 하겠다
나는 어쩐지
아는 것은 없고
보는 것은 많다
하는 것은 많고
아는 것은 또 없다
볼펜을 굴리는 것이
그저 마음이고
길어지는 것 안에는 사실 마음은 없다고
나는 무언가를 말하려 할 뿐
무언가를 말할 수는 없는데
신기하게도 당신은 내게 이해를 했다고 한다고
그것은 일종의 과잉이고
즐긴다면 당신에겐 단순일 수 있겠다
당신이 사주신 볼펜들을 들고
알수없는 나를
말할 수 없는 너를
그냥 말해내고 살겠다 맹세했다
네가 읽어야
말해버린 마음들이
나는 자꾸만 넘쳐난다
볼펜이 없을 땐
그냥 양손을 휘휘 젖는다
때론 숨도 못 뱉으면서
너는 안고서
들었다는 듯 내 등을 토닥인다
이런 식이면 되겠냐고
목에 힘을 주다가도
나는 잠든다
나는 나보다 아는 것이 없다
허나 너는 신기하게 나를 잘 안는다
W 심플.
P Alex Jodoin.
2017.0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