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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진리, 지식

언젠가 네게 좋은 이야기가 될 수 있길

by 모호씨

꿈은 현실을 벗어나 있는 어떤 비현실에 매혹을 느끼는 것이다
꿈은 괴기한 매혹일 뿐 그 내용이 중요하진 않다
단지 이상한 것 여긴 없다고 느껴지는 것
그런 비현실에 대한 매혹은 계산을 벗어나는 행동을 하게끔 만든다
우리는 실은 길로만 걷고 있는 것인데
길을 통해 걸으면 우리는 서로의 예측 안에 있게 된다
일식과 월식이 신비를 잃었듯 당신도 나도 분 단위로 들어맞는다
길을 벗어난 곳은 사막과 같은 곳 생명이 없다 여기고 물러서는 곳
그러나 사막으로 향하는 죽음으로 향하는 사람이 언제나 있듯
여기에 없는 무엇이 저기에 있다는 착각에
꿈이라는 괴기한 매혹에 우리는 속도와 좌표로 비정규적인 휘청거림을 그린다
멈추기에 혹은 벗어났기에 보이는 것들은
사실 언제나 삶에 전방위로 침투하는 순수한 우연인데
우리라는 미끼가 달라졌기에 우연이 우리를 물어 바늘에 걸리는 것으로
이 호수에 이런 많은 생명이 있었나 바늘을 던진 이들만 돌리는 이야기
그렇게 비밀처럼 인식된 우연을 우리는 하나의 사건으로 바라볼 수 밖에
일상이다 매듭 묶어 내다 버릴 수 없는 특이한 일
사진을 찍고 그림을 그리는 것에 참아내지 못하고 이야기하게 되는 것 하고 또 이야기하게 만드는 것
매혹된 주체는 이야기로 사건을 불러들여 사회에 불안함을 야기하고
사회가 내면화되어 있는 주체의 가족, 친구, 선생, 관리들은
지식을 근거로 주체에게 특이함은 없다라고 말한다
진리는 침묵을 요청받은 어떠한 우연, 사건을 긍정하여 자신의 몸 안으로 품는 일이다
태초에 이상함 없음 무존재로 태그가 붙은 내가 건진 우연한 사건을 존재시키기 위해
현실에 일어난 우연 그러나 상식을 벗어나 있어 단지 우연 자체일 어떠한 사건에 꿈의 이름을 부여하는 것
꿈의 이름으로 단발적인 사건을 끌어 모으는 것
끌어모은 사건을 엮어 단단한 사슬을 만들어 내는 것
그리하여 사건 자체를 스스로 드높이는 것
스스로 드높였음에도 드높여진 사건을 진리로 숭배하는 것
고난과 역경을 일으키고 그것을 감내하는 것
덩어리를 만들고 질감을 만들어서 불편해도 무시할 수는 없게 하는 것
그러한 불필요한 충돌로 그것이 꿈의 이름을 유지한 채
끝내는 현실에 삽입되게끔 하는 일
그 모든 과정이 진리이다
진리를 창조하고 진리를 연결하는 행위를 통해서
마침내 호응하는 긍정하는 주위를 탄생시키고
그리하여 마침내 현실이 진리에 조금의 자리라도 내어주게 되면
그 사건, 진리는 꿈의 효과를 벗고 지식의 한 항목이 되고 말지
나를 부를 때 일반적인 것들과 기어이 그 특이한 것을 함께 부르게 하는 것
오히려 보편이기에 일반적인 것들은 생략하고 나를 특이한 것으로 인식하게 하는 것
지식은 확보한 것을 수용하며 거대해져 왔기에 지식의 편에 선 사람들의 성가심을 이겨내면(파도에 쓸려나가지 않는 땅은 영토가 되고 말듯) 지식은 나를 특이한 항목으로 기입하며 언젠가는 그것도 지루한 보편의 한 구획이 되고 말겠지
그렇게 무한히 퍼져가는 공간에도 정착하는 이들이 말뚝받은 표지판이 무한히도 생겨나는 것
소식을 듣고 찾아오는 사람들
첨단을 경계를 쫓는 사람들
포획되고 향유되고 소식으로 알려지면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려오리
허나 또 누군가는 그 날에도 꿈에 취해 길을 벗어난다

W 심플.
P Annie Spratt.



2017.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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