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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오 Jul 14. 2017

귤을 사온 날도 글 몇 자 적은 날도 적당히 소란했었지

오늘 날씨 무더움

네 품에 귀를 대면

세상의 떠들썩한 얘기들이

웅웅거려

웅웅거리면

지울 수 있어

하나 둘 

셋 넷

심장의 꾸궁 소리에 합맞추면

세상의 섬뜩한 침묵이 보여

의미라고 써온 것을

단숨에 지우는 지우개

죽음 안에서

소란한 게 사람이라면

그저 소란하면 돼

귤을 사온 날도

글 몇 자 적은 날도

적당히 소란했었지

9천원 짜리 옷을 사려 뛰고

다리가 풀리면

예쁘게 잠도 잘 자지

알려주지마

그 애는 충분히 애쓰고 있잖아

다만 내가 주워 온 것이

작은 반딱이는 돌

다만 내가 주워 온 것이

그렇게 집착하던 문구

그러나 내가 네게 들을 말은

잘했다 

강아지는 던진 공을

천 번도 더 물어와

언제나 전력질주

고기 한 포

쓰담쓰담

배는 부르고 

해는 기울지

일단 하루는 살고

잠이 안 오면

재미는 얼마든지

글도 내고

신기도 내고

엉뚱도 내고

잠이 안오지

자알 살았다 오늘 하루도


W 심플.

P Harry Knight.



2017.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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