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날씨 큰 비
비를 사진 찍었다
무의미한 반복을
반복에 반복인
예상도 곧잘 맞는
여름 다음
여름 다음
여름의 비를
여전히
비다 하는
나는 마치
일기는 쓰지 않는
말썽쟁이인 듯
비다 하고
한참을 바라보았다
너는
언제나처럼
비네 하고
한참을 바라보았지
여행이라서
봐봐
똑같은 게 하나도 없다구
그래서
우리는 굳이 또 감탄을 하고
또 사랑한다 하구
삶이 변하는 것이
이토록 강한 비바람과
이토록 쨍하기만 한 햇볕이
서로를 이어가며
춤을 추는 듯 하는 게
이 다음에 이것을
이어 붙일 생각을 한다는 게
우리는 아이처럼
손이나 꽉 잡고
고개를 들고
비나 햇빛을 맞으며
시간에 떠밀려 간다
볼 수 있음에
우선 감사하자
오늘이 오늘임을
오늘 안에는
무엇도 다만 오늘임을
그래 감탄하고서
당신도 오늘의 당신이네요
안녕
나도 오늘의 나이지요
미안
변화하지 않는 것은 없지만
비슷한 듯
잠자리를 바꾸지 않는
빙글도는
대관람차
익숙한 냄새에 취해 잠들면
눈 뜬 곳은 낯선 곳
그 어떤 기억에도 없는 비야
나는 비처럼
침을 튀며 말을 하지
시간을 칠하는 대관람차처럼
늘 달라지는 내가
늘 달라지는 너를 태우고
똑같은 듯한
하루를 돌아
우선 감탄하는
너는 어느 곳으로 헤매이지 않고
고맙다며 또 나를 타지
지겹지 않니
봐봐 그 어떤 기억에도 없는 하늘이야
나도
너도
애를 쓰고 있잖니
보여주지 않아도
품고만 있어도
우리는 이만큼 왔다
대단한 것이 되는 것은
알 안의 책임이 아니지만
껍질을 깨고
서로를 내보이는 것은
나에게 너
너에게 나
서로가 가진 하나의 삶
책임이다
W, P 심플.
2017.0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