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날씨 맑음
대단한 바람이 지나자
차분히 비를 말리는 나무 한 그루가 보였다
저렇게 큰 나무가 있었던가
대단한 일도
시간의 선로를 타고 흘러서 간다
여름의 여행객들도
떠들던 입을 주워서 돌아서들 간다
남은 건
언제나처럼 나무들
흔들리는 것에는
등을 지고서
허락된 땅을 움켜쥐고 빠는 가느다란 뿌리들
그 조용한 입술들
덜컹거리던 창문 안에 있는 것들
작은 발가락들
그 어떤 일들에서도
어깨를 내주고 움켜쥐고 하면서
우린 남겠다 하는 관계들
바람이 그치고
물이 빠지면
집은 생각보다는 그대로이고
나무도 젖은 잎을 펴고 있을 것이다
한 이틀 쓸고 닫고 조이면
지루한 햇살이 또 칠한 색을 바래게 하고 있을 것이다
당신이 나라면
이것이 끈질긴 우리의 집이라면
오 변화야 오라
바람과 비도
대단한 것들도 오 또 다시 오라
W 심플.
P Breno Machado.
2017.0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