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레오 Aug 04. 2017

모든 의미는 무의미이다

오늘 날씨 맑음

나의 하루는 늘 시끄러웠지만
그 어떤 사건도 없는 나날들이었다
강은 강이고
나무는 나무이다
모든 의미는 무의미이다
빛조차 빛이지 않는가
모든 사람들이 늘 내게 같은 말을 건넨다
엄마는 엄마의 말
빚쟁이는 빚쟁이의 말
세상의 그 어떤 새로운 말들도
결국은 같은 말이 되고야 만다
우주는 우주가 되고
태양은 태양이 되고 말듯
알 수 없는 무엇
도무지 알 수 없는
절대로 정복할 수 없는
처절하게 도망치는 당신만이
나를 살게 한다
마치지 못한 일이
나를 이곳에 머무르게 한다
변화에 변화로 뒤따르기 급급하면서
참된 말은 우습고
우스개 소리는 참된 말이 된다
외운 말들은 쓸모가 없고
쓸모없는 말들을 곧 외우게 된다
말들은 결국 쓰여지지 말아야 한다
바람처럼 그저 순간의 그림에 그쳐야 한다
산다는 것 아래에
흘려보내지 않을 그림이 있는가
쉬지 않는 날개
하늘은 난다는 것은 다만 그런 것
영원할 수 없는 순간의 표현들로
당신을 내 곁에 붙잡는다
부질없이 당신은 흩어지겠지만
이제 나는 그것이 두렵지 않다
하늘에 내가 날고 있다는 것은
의미가 아니라 꿈이다
내 머리 속에 커다란 구멍이 있다
간혹 새어나온 바람이 꿈으로 흩어진다
내 모든 말들을 당신이 다 마신다
당신은 내게 과연 무엇이냐

W 심플.
P olivia maia.


2017.08.04

매거진의 이전글 나는 모르는 것이 된 당신이 두렵지 않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