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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오 Dec 03. 2017

가장 애매한 이름일 진리

오늘 날씨 커다란 달

진리는 우주와 같다
그것은 시작과 끝이지만
언제나 지금인 것
그것은 하나가 아닌 하나에서부터 무한을 점유해 갈 터이지만
언제라도 지금에는 유한한 것
나는 진리에서 태어나지 않았다
나는 다만 진리의 하루에서 태어났다
그리고 나는 죽기 전까지는 매일이 진리의 새표현이다
진리는 간신히 종합하는 것
진리는 간신히 우겨넣은 잡다함의 바구니
터지지 않는 한
뱉어내지 않는 한
한 바구니라고 부를 수 있는 것
진리는 방정식이 아니어서 해답을 품고 있지 않고
다만 간신히 붙잡은 포옹처럼
그것은 커다랗게
말해도 좋다면
유한 안에 무한을 담은 형국으로
커다랗게 분명하게 끌어안은 것
우주가 진리이고
지구가 진리이고
내가 진리이다
나의 오늘은
과거의 수많은
기억 못할
인지 못한
고집이 버린 어둠까지도
굳이 안아 단추 채웠네
기적적인 너는 너의 모두를 간신히 담아서 내게로 걸어왔다네
내가 너를 달리 무엇으로 부를 수 있을까
다만 진리를 만나는 감탄같은 탄식
어쩌면 안도감이지
아침에 서로 낯선 것은 어쩔 수가 없다네
진리는 새벽의 신문처럼 나도 모르게 소식을 불러들이고
우리는 그렇게 매일 새로운 사건을 만나 변화하지만
나는 그 모든 것을 때로는 곪으면서도
감당하였네
그래서 나는 너를 진리라고 부르는 것
너는 그 숱한 밤 울었고
되돌아갔다고 다시 왔고
헤매었고 욕하고 저주하고
게으르고 외면하고
그러면서도 어디론가 뛰어가는
시간이란 말을 타고서
버릴 수 없던 수식조차 그렇게나 많은 왕이여
그래서 나는 너를 진리라고 부르는 것
그것을 다 표현할 말이 없지만
너는 너를 다 끌어모으고 감당할 집을 겨우 지어냈구나
서로의 애틋함은 어쩔 수가 없는 것
그렇게 아슬한 서로가 서로를 온통 또 휘젖는다니
그렇지만
우리 먼지들의 일 위로
신은 아닌 진리가 또 있다네
하나의 이름 하나의 표현은 거부하는
가장 애매한 이름일 진리가

W 심플.
P Everton Vila.


2017.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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