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날씨 추움
묶으면 가지기 싶다
얼마간이라도 빠져 나올 수 있는 이에게는
사과 세 알도 금세 곤란해진다
봉투를 좀 주세요
다 사과거든요
가지를 다 들 수는 없으니까
뿌리를 안아 들면
수백 개의 가지들과
수천 알의 열매도
단 하나의 오래된 뿌리만으로
우리는 분명히 분기했고
다시 만나지 못할 곳으로 몸을 꺾어대었는데
우리의 결심은
우리의 이별의 씬들은
우리가 여전히 시작에서 얼마간에 오밀조밀하다해도
우리의 기대만은 동과 서처럼 서로를 적대시 하는데
해가 뜨는 곳을 보고
해가 지는 것을 보고
그렇게 우리는 다른 붉음으로 살아가는데
물체로서도
자리로서도
벡터나
함수로도
그렇다면 관계
효과
마주하는 환영들이나
어둠들은 또
나는 왜 여전히 쉽게 뿌리채 뽑히고 마는가
과거로 가서 부르는 소리
나를 애써 외면하고는
시작은 지금과 같지 않대두
시작이 지금을 만들었다 해도
지금과 시작은 같지 않대두
어제가 없는 오늘이 없다해도
오늘은 어제와 같지 않대두
담긴 물과
엎질러진 물은 같지 않다
되돌릴 수도 없게 한 방향으로 외친 사건
써버린 욕망은 잡을 수가 없다
너무 많은 걸 만들고 말았지 않는가
어색한 공기따위 조차라도
분기한 아들은
한가닥의 머리칼도 엄마의 기대에단 흘리지 않는다
이름들의 이름들의 이름들이여
봉투 위에 봉투 위에 봉투들이여
그 얼마나 애매한 폭력인가
스쳐가는 그 누구도
나의 얼굴을 하고 있지 않는데
숨막히지 않게
더 분명하게 벌어지자
자기 팔을 쭈욱 펴고 나도 팔을 쭈욱 펴서 손을 잡자
이런 맞는 봉투가 없는데요
이름이 불리지 않을 곳에서
조급함이 없는 포옹을
사랑이라는 말도 다시 느끼게 됐어
하늘도 하늘
바다도 바다
너도 너로
다 다시 느끼게 됐어
Français와 한국어가 아니라
우리 말을 하게 되었다고
분명하게도
너는 다만 내가 만난 너
나도 네게 그렇게 보이니
W 심플.
P Tomasz Sroka.
2017.1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