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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오 Feb 21. 2018

너는 아직 교복을 입고 있구나

오늘 날씨 맑음

너는 아직 교복을 입고 있구나
네가 이름으로만 불려야 한다면
너는 아직 아무 것도 아니다

맨몸이라는 것은 없다
다만 맨몸이 되기 위해 벗고 벗을 뿐
너의 선홍색 점들이 다드러나 있어도
너는 또 얼마나 더워했던가

아니야 라고 말하는 것만으로도
나는 얼마나 풍부한 시를 쓴 것인가

그것이다 라는 말은 언제나 닫혀 있지만
그것이 아니야 라는 말은 창을 넘어 내달아나는 오솔길
길을 내지 못한 곳을 위한 자갈길

이거 입어 하면 아니라고 또 말 할 수 있다
나는 모르면서도 언제나 방언처럼 온몸으로 외칠 수 있다
허나 그건 방향이 없는 곳에서 오는 소리
그래서 딱히 산으로 갈 필요도 없는 것

너를 도통 모르겠다 라는 말은
우리가 보물처럼 모아 들을 핀잔들
못 찾겠다 꾀꼬리 듣기 위해
네가 얼마나 지독히 옷장 안에서 숨죽였던가
나는 또 얼마나 먼 곳까지 계산없는 도망을 쳤었고

W 레오
P Craig Whitehead



2018.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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