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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오 Apr 16. 2018

친하게 지내자 이게 우리의 봄이다

오늘 날씨 맑음

기억
카드를 편의점 문 안에서 꼬옥 지갑에 다시 넣어야 한다
문을 열다 놓친 카드가 실같은 구멍에 빠져 다시 못 꺼내게 되는 수가 있다
보이는 못 꺼내는 카드를 분실신고 해서 우리는 웃었다
알고 있는 것도 잃어버릴 수가 있다고
보상처럼 내가 교훈을 짜낸다
귀찮게 갔던 보훈청에서 사진을 달라한다
귀찮은 걸음을 더 걸어 사진을 찍었다
거울 안에 낯선 이가 앉았다
고개를 저으면 나라고 따라 고개를 젖는
단념하고 말했다
친하게 지내자 저게 올해의 나다
봄의 색이 어쩐지 조금 변하고 말았다
마음에 들지않는 이 없진 않겠지만
친하게 지내자 이게 우리의 봄이다
그런 색에도 우리 사랑도 하고 다했다
어쩌면 나여야 하고 봄이여야 하는 것은
그 낯선 이 그 낯선 색이 아닌 나인지도 모르겠다
나는 내가 필요하고 봄도 필요하다
미안하다 봄이라 해서
미안하다 나라고 또 너를 불러서

W 레오
P Fernando Cabral


2018.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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