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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오 Sep 28. 2018

되돌아 나올 방법도 모른 채

오늘 날씨 흐림

되돌아 나올 방법도 모른 채
나는 잠에 빠졌다
깊은 잠
끝내 내가 돌아오지 못하면
사람들은 나의 이름을 묻을 것이다
집을 잊은 것은 아니었지만
나는 계속 걸었고
돌아가는 길과 멀어져 가는 길을
구분없이 모두 걸었다
울면서 멀어져 가는 길을 걷고
좋다하면서 돌아오는 길을 걷기도 했다
되돌아 나올 방법을 몰라
나는 결국 소문이 될 테고
소문은 당신 아닌 어디선가에서 아직 살고 있다
울지마셔라
집을 잊은 것은 결코 아니었지만
나는 매일을 계속 걸었다
그렇게 오래 전부터 미리 죽어 가는 것이겠지만
견딜 수가 없었지 않은가

W 레오
P Sebastian Unrau


2018.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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