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은 약효로 먹는 게 아니었네요

소소한 일상일탈이 빚은 나의 감정 모양, 그 모양

by 모호씨

밥이 또 가슴에 걸리셨나요

몇알 들지도 않았다 하셨죠

움직일 리 없는 갈비가 또 조인다 하셨나요

가슴 치던 손을 나는 몰랐네


자다 앉고 자다 또 앉고 하셨지요

드문 고개를 들어 천장을 보셨구요

나도 체하네요 밥 몇알 기억나는 것도 없는데

천장에 붙은 오래된 모기 껍질을 보았어요

별달리 바라볼 장면은 아니지요


나는 모르겠다 했네요

나는 나의 일에 너무 늦어

내 방식이 아니다고 했네요

어른 말투는 꼭 그런 것 인줄 알아


약은 약효로 먹는 게 아니었네요

들지도 않는 약을 털어 넣고 물을 꾹

괜찮다 괜찮다

버틸려고 마음을 먹는 일이었네요


이해한다는 슬픈 것이지요

차리리 모르고 잘 살길 바랬던 것이지요


그래서 고백은 늦었고

그래서 이해도 따라 늦었


맘이 아프던 것이 몸이 아프게 되었네요 그만


삶의 길이가 보편적이다 하는 것이

늦었구나 싶은 시기가 꼭 있다는 것이


나는 철이 없어 슬프다네요

삶은 나에게는 맞지 않는 계절인가봐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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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 상석.

P Blondinrikard Fröberg.


2016.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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