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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핸디캡을 이용하는 방법

기획만능주의


1.

지금은 잘 안 가지만, 나는 노래방에 가면 랩이 있는 쿨과 HOT 등의 댄스곡을 부른다. 그 이유는 서울예대 재학 시절 노래를 기가 막히게 잘 부르던 동기들 때문이다. 셀린 디옹, 휘트니휘스턴 등의 노래를  부르던 동기들의 노래를 듣고 있노라면 노래방은 흡사 콘서트장이 되었다.


그 안에서 부족한 가창력으로 그들과 경쟁하기보다, 신나는 노래, 랩 그리고 무대매너를 통해 그들이 가라앉혀 놓은 분위기를 띄우는 게 나의 존재감을 부각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2.

네이버 시절 대놓고 자랑하거나 한건 아니지만 회사 내에 국내외 유명 대학 출신과 석박사 동료들이 꽤 많았다. 나는 그들보다 뛰어나게 공부를 잘한 것도 아니고 편입 후 4년제 대학을 졸업했기에 나름의 열등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게 7~8년쯤 회사를 다녔을 때 대학원을 가기로 결심을 한다. 1시간 반정도 광역버스를 타고 분당에서 신촌으로 가고, 2시간 가량의 수업을 듣고 신촌에서 다시 죽전의 집으로 돌아오는데 1시간 반, 등하교에 수업시간보다 긴 3시간 이상이 소요됐다. 2년 반 동안 이 걸 해낼 수 있었던 건, 좀 더 많은 지식과 더 나은 학력을 가지고 싶었던 욕망 때문이었을 것이다.



3.

성균관대로 운이 좋게 편입을 하고 난 이후에도 난 편입생이라는 열등감을 가지고 살았다. 아는 선배도 없고, 주변의 학생들은 나보다 좋은 입학성적을 가졌을 거란 생각에 처음에는 주눅이 들었다.


나는 서울예대에서 전공한 광고와 연관된 마케팅 관련 수업을 최대한 많이 듣고, 좋아하는 영화 관련 교양수업을 들었다. 팀과제를 하면 내가 자신 있던 프레젠테이션 만들기에 주력했다. 그리고 PPT 만들기는 잼병이었지만 뻔뻔하게 발표를 잘하던 기영이랑 팀을 먹고 좋은 점수를 받았다.


이렇게 4학년이 마무리될 때쯤, 3품제라는 성대의 졸업시험을 보게 되었다. 입학성적이 좋게 입학한 애들 대비 나는 부족하다는 생각에 열심히 준비를 했다. 영어시험 통과여부 발표날 시험을 본 학생들을 다 모아놓고, 합격자와 불합격자를 발표했다.


나와 편입생 동기들은 모두 합격을 했다. 불합격 소식에 얼굴을 찌푸리고 다급히 가방을 들고 나가는 학생들은 정규 입학생들이었다.



4.

커피챗, 강의, 트레바리 등을 통해 만나는 후배들 은 가끔 열등감을 극복하는 방법에 대해 나에게 조언을 구한다.


아이러니하게도 답을 해줘야 하는 나는, 지금도 열등감을 가지고 있다.  


다만 나는 내가 잘하는 것과 못하는 것을 확실히 인정하고, 열등감을 나의 연료로 꾸준히 앞으로 나아가며...


이주호대표님의 얘기처럼 인생은 미래의 나로 다시 쓰여진다 걸 확신하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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