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모임에서 열심히 아이템몰 개편 스토리보드를 만들고 있는데, 옆 세일즈팀 여성 차장님이 찾아와서 종이 한 장을 내밀었다. “한대리, 광고를 보면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는 무료캐시 서비스 화면인데 어떤지 의견 좀 줄 수 있어?”
나는 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목적이 뭐고, 타깃 고객이 누구인지, 우리가 광고상품 구성을 조절할 수 있는지 등등 몇 가지 질문을 했다. 3번 정도 질문을 하자 차장님은 “그냥 간단히 좋다, 나쁘다 답변을 하면 되지, 왜 그렇게 유세하듯이 물어보는 거야?”하며 짜증을 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오~ 잘 만드셨는데요~”라는 답을 기대하고 왔는데 눈치 없는 T답게, 선문답 같은 질문을 계속 하니 기분이 상한 것 같다.
기획은 문제 정의와 문제와 유관된 고객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다. 간단히 생각하면 “사이트 유저에게 무료캐시 받기 서비스를 노출해 매출을 올리는 게 목표이지 뭐야?”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만약 아래와 좀 더 구체적으로 정의를 한다면...
"아이템을 구매하고 싶은데 직접 충전이 어려운 사용자에게, 광고를 보거나 가입을 하게 하여 캐시충전을 용이하게 하여 광고매출과 아이템매출을 올린다."
이렇게 정의를 하면 아래와 같은 기획설계가 가능해진다.
무료캐시 충전 서비스의 메뉴 위치는 이미 중요한 메뉴가 꽉 차있는 서비스의 메인 페이지보다, 아이템몰 메뉴 안에 노출하는 게 좀 더 타깃팅 된 노출이 가능할 것이다.
타깃 사용자는 아이템 구매를 했거나, 아이템몰을 방문했으나 구매를 하지 않은 사용자에게 메일 등으로 무료캐시 서비스 오픈 안내 메일을 보내는 게 오픈율 및 캐시충전소 방문율이 좋을 것이다.
직접 충전이 어려운 사용자가 미성년자라면, 광고상품은 미성년자들 타겟의 가입 또는 참여 상품을 정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충전완료 후 페이지에 아이템몰 인기 상품 또는 봤는데 구매를 안 한 상품을 노출하면 아이템 판매량 또한 올라갈 것이다.
더 큰 효과를 노린다면 캐시가 아닌 바로 인기아이템을 바로 주는 이벤트 스킴을 짜면 또 다른 BM을 만들어 추가적인 매출을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기획은 문제를 전략적이고 계획적으로 해결하는 것이다. 그 처음 시작은 해결하고 싶은 문제와 연관된 다모임 회사, 광고회사, 사이트 유저 같은 이해관계자들을 정의하고 각자의 욕구를 어떻게 해결해서 목표 달성을 극대화할지를 계획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계획을 실행(프로젝트/프로덕트 관리)해서 목표를 달성하는 것까지 갔을 때 기획이 완결이 되는 것이다.
흰 종이에 연필로 해당 과제의 문제정의와 연관된 이해관계자들의 욕구를 써 봐라. 그게 기획의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