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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주어진 골은 잘 넣고 있습니까?

팀워크의 기술


예전 고등학교 때의 일입니다.


그 당시 저는 아침에 등교해서 농구, 쉬는 시간에 농구, 점심시간에 농구, 학교 끝나고 농구.... 거의 농구 인생을 살았습니다. 그리고 저 같은 농구 친구들이 열댓 명 있었는데 많이 하다 보니 어느 정도 잘하는 순서가 정해졌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은 정말 잘하는 올라운드 플레이어 5명이 편을 먹게 되었고 다른 쪽은 그냥 보통정도의 친구들이 편을 먹고 농구를 하게 되었습니다. 다들 잘하는 5명이 압도적으로 이길 거라고 생각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우리의 예견은 무참히 깨졌습니다

 

올라운드 플레이어 팀은 서로 잘하려고 하다 보니 팀워크가 깨졌고 그냥 보통의 팀은 못한다는 생각에 수비에 주력을 하면서 자기가 잘 넣는 포지션에서는 자기에 온 볼을 확실히 넣어주니 올라운드 플레이어 팀은 끝까지 고전하더니 결국 보통의 팀에게 무릎을 꿇고 말았지요

 

이 경기는 저의 농구 인생뿐만 아니라 저의 인생에도 잊지 못할 경기로 남아 있답니다

 

디자인도 잘하고 프로그래밍도 잘하는 기획자

기획도 잘하고 프로그래밍도 잘하는 디자이너

기획도 잘하고 디자인도 잘하는 프로그래머

 

3명 모두 정말 존경할 정도로 개별적으로는 뛰어난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저는 그 농구 경기 이후로 팀을 짜라면 뛰어난 능력의 소유자 3명보다는 팀워크가 좋으면서 각자 맡은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기획을 잘하는 사람, 디자인을 잘하는 사람, 프로그래밍을 잘하는 사람 3명이 훨씬 좋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저도 철없던 사회생활 초기에는 올라운드 플레이어가 좋은 줄 알고 모두 잘하려고 애쓰던 시절이 있기도 하였습니다.)

 

물론 회사에서 올라운드 플레이어가 필요한 때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자신의 위치를 정확히 인식하고 맡은 자리에서 자기에게 돌아온 골을 확실히 넣어주는 사람이 가장 좋다는 걸 잊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2002년 1월 9일에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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