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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성공은 제로베이스 씽킹에서...


1.

나의 첫 회사는 다모임이라는 1000만 회원을 보유한 10대 중심의 동창 커뮤니티였다. 회원 수는 많았으나 투자자를 찾아가니 수익모델을 만들어 오라고 했고, 수익모델을 만들어 가니 BEP(손익분기점)을 넘기고 오라는 답변의 도돌이표를 돌고나니 운영비가 바닥이 나는 상황이 되었다.


2.

그 상황에서 구세주처럼 대표의 대학동창들이 구원의 손길을 내밀었다. 그들은 자신들이 아바타 시스템을 구축하고, 재고로 가지고 있던 의류 및 소품들을 아바타 프로모션 경품 제공을 통해 회사를 살리겠다고 했다. 이 그림을 가지고 일부 투자를 유치해 동창은 공동대표와 이사로 들어왔다.


3. 

이 멋진 계획에 다모임은 멋지게 BEP를 넘기고 상장을 계획하게 되었...으면 정말 좋았겠지만 결과는 그렇지 못했다. 안타깝게도 그들이 구축한 아바타의 완성도는 매우 낮았으며(나중에 알고보니 전문인력을 선발한게 아닌, 담당팀장의 와이프가 납품한 것이었다.) 경품 프로모션은 약속한 배송일정도 지키지 못했고, 일정을 지킨 제품 조차도 퀄리티가 낮아 '왜 쓰레기를 우리 집으로 보내셨어요?'라는 고객 문의까지 들어올 정도였다;;;


게다가 대표의 동창들은 종종 아침 회의시간의 시작을 폭탄주 얘기로 시작했는데, 나중에자기들끼리 유흥을 즐기는데 법인카드를 빈번히 사용한 것이 밝혀지며, 회사와 결별을 하게 된다.


4.

나는 회사의 연속성을 위해 어쩔 수 없이 그들에게 투자를 받는 것은 이해가 되었으나, 그들의 성공 논리는 이해가 안되었다. 단순히 성공은 아바타를 만든다고, 그럴싸한 프로모션을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5.

이후 나는 제휴사와 미니홈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때, 제로베이스에서 치밀하게 고민했다. 왜 고객들은 미니홈피를 사용해야지? 왜 고객들은 미니룸 아이템을 사야지?


6.

이 고민의 끝에 나온 서비스는 20명대 회사가 매월 8~9억을 버는 결과를 가져다 주었다. 2000년대 초반이니 엄청난 매출이었다. 다모임은 경영진이 IPO를 꿈꿀 정도로, 그 후 1년 여를 따뜻하게 보냈다. 아쉽게도 싸이월드를 SK가 인수 후 미니홈피붐이 불면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지만...


7.

이 일이 있은 후 ... 나는 그럴싸한 계획이 성공을 담보하지 못한다는 생각을 확고히 가지게 되었다. 제로베이스식 사고법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의견에 태클을 건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나는 제로베이스적인 접근이 성공을 위해 기본적인 단계라는 것을 상대에게 이해를 시키고, 같은 레벨에서 접근을 하려고 최대한 노력한다.


8.

만약 새로운 아이템을 고민하고 있다면 다시 한번 냉정하게 생각해봐라... 고객들은 왜 신규 서비스를 이용해야 하고, 금액을 지불해야 할지. 그것에 대해 제로베이스 레벨에서의 답을 찾았을 때 그 서비스와 아이디어는 성공의 출발선 상에 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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