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팔란티어' #5 한국형 팔란티어 가능할까?

혁신의 기술들


지금까지 우리는 팔란티어라는 거대한 배를 타고 데이터 혁신의 항해를 함께 해왔습니다. Gotham과 Foundry라는 두 개의 엔진으로 데이터를 통합하고 분석하는 힘, Apollo라는 키를 잡고 끊임없이 진화하는 모습까지. 그들의 기술과 비전을 샅샅이 훑어보았죠.


이제 우리에겐 한 가지 질문이 남아있습니다. '한국형 팔란티어'는 가능할까? 대한민국에서 데이터 기반 혁신을 이루는 플랫폼을 만들 수 있을까?



가능성의 싹, 공공과 민간을 잇다


국내에서 팔란티어 모델을 적용할 영역은 많습니다. 먼저 공공 부문을 보죠. 국방부, 경찰, 국세청 등 각 기관은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다루고 있습니다. 하지만 데이터 간 연계와 분석은 아직 걸음마 수준입니다. 팔란티어 같은 통합 플랫폼이 도입된다면? 데이터 기반의 실시간 의사결정으로 국민의 안전과 공정한 사회를 지키는 데 큰 힘이 될 것입니다.


민간 영역도 마찬가지입니다. 금융, 제조, 헬스케어, 유통, 물류 등 전통 산업은 물론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신산업에 이르기까지. 팔란티어 모델은 산업 전반의 데이터 경쟁력을 높이는 전환점이 될 수 있습니다. 이미 그 변화의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KT는 최근 팔란티어와 손잡고 데이터 분석 플랫폼을 도입했습니다. AI 기술을 접목해 내부 운영 효율을 끌어올리는 것이 첫 번째 목표라고 하네요. 통신, 금융에 이어 타 산업으로 확산될 조짐입니다.


maxresdefault.jpg



기술 종속의 위험성


팔란티어의 혁신 모델을 한국에 적용하는 것은 매력적인 기회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외산 기술을 도입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진정한 '한국형 팔란티어'를 위해서는 우리 자체의 기술력 확보가 필수적입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자체 기술력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사례입니다. 팔란티어를 비롯한 미국의 첨단 기술 지원에 힘입어 선전하던 우크라이나군은, 지원이 끊기자 속수무책으로 무너지고 말았죠. 핵심 기술을 외부에 의존하는 것은 결국 국가 안보를 위협할 수 있습니다.


데이터 주권 차원에서도 자체 플랫폼은 필수적입니다. 국가 기밀, 기업 영업비밀, 개인정보 등 민감한 데이터를 외국 기업에 맡기는 것은 커다란 리스크입니다. 자국민의 데이터는 자국민의 손으로 지켜야 한다는 명제, 잊어선 안 될 것입니다.


GF1nozSXkAAEEJ1?format=jpg&name=4096x4096



기술적 토대를 다지다


'한국형 팔란티어'로 가는 첫걸음은 팔란티어의 핵심 기술을 우리 것으로 만드는 일입니다.


먼저 온톨로지 기반의 데이터 통합입니다. 정부와 공공기관, 기업, 연구소 등 각 기관이 보유한 데이터를 연결하고 융합하는 것이 시작점이 될 것입니다. 여기서 팔란티어의 온톨로지 모델을 적극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습니다. 데이터의 의미와 관계를 명확히 정의하고, 이를 기반으로 이기종 데이터를 매끄럽게 통합하는 기술 말이죠.


다음은 그래프 데이터 모델의 활용입니다. 테이블 형식의 관계형 데이터베이스로는 복잡한 현실 세계를 온전히 담아내기 어렵습니다. 데이터를 노드와 엣지로 표현하는 그래프 모델을 도입한다면, 현상 이면의 연결 관계와 흐름을 포착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지인 관계 분석, 금융 사기 탐지 등 그래프 분석이 빛을 발하는 영역은 무궁무진합니다.


UX 중심의 서비스 설계 또한 핵심 과제입니다. 아무리 높은 기술력도 사용자 친화적인 인터페이스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입니다. 팔란티어가 단순한 데이터 툴을 넘어 의사결정 플랫폼으로 자리 잡은 비결도 바로 여기에 있었죠. 한국형 플랫폼 역시 최종 사용자인 정책 결정자, 기업 경영진의 니즈에 맞춰 서비스를 설계하는 릴레이션, 벽을 최소화 한 데이터 공유와 협업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정부 각 부처와 공공기관의 솔로플레이를 넘어, 범정부 차원의 통합 전략이 시급합니다. 기술 표준화, 법·제도 정비, 전문 인력 양성 등 국가적 아젠다로 끌어올려야 할 때입니다.


기업 역시 더는 데이터 활용을 미룰 수 없습니다. 경영진의 강력한 드라이브 아래 데이터 전환에 속도를 내야 합니다. 필요하다면 정부와 손잡고 한국형 플랫폼 구축에도 적극 나서야 할 것입니다. 가치 있는 데이터를 찾고 의미있게 만드는 스타트업들의 참여도 중요합니다.


promo-image.1667054542.jpg



대한민국 팔란티어를 향한 꿈


우리에겐 충분한 잠재력이 있습니다. IT 강국의 바탕 위에 데이터 혁신의 날개를 달 수 있습니다. 우리 손으로 만드는 우리만의 길, 이것이 '한국형 팔란티어'의 길이 되어야 합니다. 다만 그 길이 결코 평탄하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정부와 기업, 시민사회 모두가 힘을 보태야 비로소 결실을 맺을 수 있습니다. 기술 개발에 매진하는 이들의 열정에 제도와 문화가 발맞춰야겠죠. 때로는 감시와 견제도 필요할 것입니다.


팔란티어의 여정이 우리에게 던지는 화두는 분명합니다. 혁신은 모방이 아닌 창조에서 옵니다. 단순히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길을 내는 용기. 한국형 플랫폼은 그 용기에서 시작될 것입니다.


저도 스타트업과 함께 한국형 팔란티어의 PoC를 한발한발 만들어볼까 합니다. 함께 그려갈 데이터 혁신의 미래, 우리가 주인공이 될 수 있습니다. 모두가 함께 도전에 나서면 어떨까요. 감사합니다.


스크린샷 2025-03-16 오후 6.15.20.png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