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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경선 Nov 17. 2022

[어머니 시] 소녀 _ 『소란이 소란하지 않은 계절』

『소란이 소란하지 않은 계절』 수록  '소녀'


시집의 첫 시편입니다. 페이지 상 14p입니다.


이번 시집에는 어머니와 가족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개인의 성찰적 글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소녀


당신은 소녀 같아라

머리 희끗하여도 눈주름 깊어지어도

날 부른 소리 때로 헛헛하여도

당신은 오늘도 소녀 같아라


화사한 봄볕과 봉긋한 꽃무리

지천의 설렘 감추지 못했을

수줍은 소녀가

때의 당신보다도 자란 청년을 낳았구나


다 자란 청년 잉태하야

시절의 모습 온 데 없다 하였으나

무구한 심정 당신께 있으니

당신은 아직 소녀인 것이라


소녀에게 줄 꽃 한 송이 예 있다

탐스런 것 제쳐두고

멀리까정 들고 온 것이다

여기 새하얀 메밀꽃 있다


나의 소녀, 당신은 오래고 행복만 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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