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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경선 Oct 23. 2024

[에세이] 드라이브, 불안, 폴리매스, 쾌락

2024.10.23.

대전을 다녀왔다. 어제, 늦은 오후 여자친구와 함께 대전으로 출발. 오랜만의 장거리라 조금 긴장이 됐다. 설레기도. 긴장과 설렘은 늘 함께 오지.

웃고 떠들면서 즐거웠던 드라이브. 드라이브 치고는 너무 먼 거리였지만, 그럼에도.

누군가 위로가 되어준다는 건, 누군가의 위로가 될 수 있단 건. 참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휴게소에서 소떡소떡을 먹지 못한 게 한 가지 아쉬움이랄까 ㅎㅎ 왜인지, 언제부턴가 휴게소 간식을 좋아하게 됐어. 여행 중 꼭 한 번은 소떡소떡을 먹어야 한다고. 어제 올라오는 길에 먹고 싶었는데, 시간이 너무 늦어버렸다. 다음엔 꼭 먹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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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해도 해야 하는 일이 있다. 두려워도 부딪혀야 하는 일이 있어. 하나의 알을 깨고 나오는 일이 될 수 있어. 나 자신을 감싸고 있는 겹겹의 알들을 하나씩 깨나가는 일이. 두려움이란 감정을 가만히 바라보면 아무것도 아니란 걸 알게 되지. 그럼에도 그것에 잠식당하는 일. 자유롭고 싶다고 생각했어, 오래 전부터 이런 불안과 두려움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롭고 싶다고. 어느 순간 자유로워졌다가도 다음엔 무너지고 말아. 지칠 때가 있다. 그런 반복과 노력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내야 하는 일이야. 해내고 싶다. 그러기 위해 내가 할 건, 행동 또 행동. 어떤 감정이든, 행동하는 것.

이성적으로 알고 있는데, 행동하지 못하는 건, 순간의 감정 때문. 감정에 잠식되는 나 자신 때문. 게으름도 두려움에 지는 일도. 그냥 하면 되겠지. 감정을 뒤로 물리고, 일단 그냥 하는 거다. 게을러질 땐 그냥 일단 집을 나서고, 어디든 가고, 누군갈 만나고. 혹은 되레 설렘으로 바꿔보는 것. 긴장과 설렘은 동전의 양면 같아서. 불안을 설렘으로 다시 인식해보는 것. 오직 노력만이 살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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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유튜브를 보기 시작했다. 과학을 좋아해. 어릴 적엔(아주 옛날) 과학 신동이라고 불렸는데, 지금은 아무것도 몰라, 가끔 너무 아쉽기도 하다. 이과를 갔어야 해, 의사든 과학자는 꿈을 꾸었어야 해. 생각하면서 ㅎㅎ 아무런 의미 없지만, 아쉬운 걸 어떡해. 세무사에 붙는다면, 빠른 시일 내 세무 대학원을 가고 싶다. 고려대로. 그리고 언젠가는 과학, 물리학이나 천문학 같은, 관련 대학원도 진학해보고 싶다. SNS에서 알게 된 어떤 분은 학위가 5개. 그 중 박사가 2개. 문이과를 넘나드는 커리어를 자랑하신다. 그렇게 되고 싶어. 아리스토텔레스, 괴테 등 수많은 인사들처럼 폴리매스가 되고 싶다. 폴리매스란, 여러 분야의 전문가이자 각 분야에서 10%내의 실력을 갖추어, 이를 통해 시너지를 창출해내는 사람. 을 뜻한다. 세무와 글, 시, 강연 등의 부문에서 그런 실력을 갖추고 싶다. 그리고 나아가 과학이나 다른 부문에 대해서도. 폴리매스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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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 유튜브 절제로(과학, 동기부여 외) 도파민 줄이기를 하고 있다. 도파민이 왜 안 좋은지는 잘 모르지만, 줄였을 때 얻어지는 만족, 행복, 평안을 알게 되었다. 그 고요 속 평안. 그게 참 좋다. 물론 여전히 술과 함께 오는 행복도 너무 좋아하지만. 지금 얻고 있는 이 감정들을 오래 가져가고 싶다. 앞으로 상황이 변한다 해도, 이걸 다시 놓쳐버리고 싶지 않다. 기억해야지. 간직해야지. 한 뇌과학자는 이런 이야기를 했다. “고통으로 쾌락을 얻는 것이, 더 의미 있는 삶으로 가는 길.”

이건 쉽게 얻어지는 쾌락을 절제하고, 하기 싫은 걸 해내는 걸 말한다. 참 어렵지, 의미 있는 삶을 걸어간다는 건. 그럼에도 노력해야 한다. 어렵다고 포기하면, 아무것도 되지 않으니까.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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