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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경선 Aug 09. 2020

여름의 결을 좋아합니다

여름의 소리가 들려옵니다 오늘의 여름을 반가이 맞아봅니다 옛 시절의 여름은 무더위 배인 장마의 계절이라 마음이라 줄곧 녹아내리곤 했습니다 그런 날들엔 한참이고 결을 세워내지 못했습니다

언제부터일까요 여름의 모양들이 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아마도 그해 여름'

그해 여름에서부터인 것 같습니다 당신이 지나간 계절로부터입니다 이듬의 어느 유월엔 사뭇 반가운 마음 하나 앞서기도 했습니다 당신 덕분에 또 하나의 계절을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그러합니다 나는 당신의 흔적을 찾곤 했습니다 당신의 이름과 잔향 같은 것들과 당신이 남긴 계절에 대해 말하곤 했습니다

여름의 결을 맞이합니다 당신이 머문 어느 무렵의 이야기를 슬쩍 꺼내어보다 훌쩍 눈물을 흘려내곤 다시 덤덤히 당신을 생각해내곤 하는 어느 계절보다도 더욱 뜨거운 여름의 날들을 맞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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