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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경선 Sep 13. 2020

강줄기를 걷다

강줄기는 어디쯤이나 멀고 가히 얼마나 깊은가     


강물처럼 맹목(盲目) 하여 당신에게 흐르다 강물 너머 부유하는 자욱 어느 것 닿아내고 싶다고 무명(無名)의 길 무수히 멀고도 깊은 길을 간다 길의 끝에 다다를 때면 침묵으로 선 당신이 있을까 한다 패인 살결 자욱 속으로 당신의 깊이에 닿아낼까 그러다 이내 솟구쳐 송두리째 당신에게 엎어질까 쏟아져 내리길 옛 여름의 장대비처럼 그러하길 바라고 또한 깊이라 가늠할 수 없다가도 언제고 바라길 당신의 손끝까지도 품어내어라 한다     


강줄기를 걷는다 무지(無知)로 다만 끝엔 당신이 있기를 바란다     


강줄기는 당신에게 향하는가 정처 없이 표류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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