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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산문집

하루는

사랑과 글에 대한 부끄러운 단상

by 이경선

하루는
나의 마음은 다만 야위어서
움푹 파인 두 볼에 당신을 담아낼 여력이 없어서

당신을 보냈다 하고

하루는
손끝으로도 털어내지 못할 만큼이다
정하지 못한 마음이다 참담히도 부끄럽다 하여

글을 놓아 버리고

또 하루는
그렇지만도 사랑도 글도 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그것만이 어느 미천한 존재의 실증이라 하고

두 손에 쥐어내고

다시 또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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