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의 아이

by 이경선

고독이 있었다

어린 숨 하나 쥐어내곤 숨결 사이 자리를 틀었다

아이는 입을 열지 않았다

간혹 뱉어낸 숨은 한참을 가쁘게 뛰었다

묵은 시간 내 닫힌 입술은 무겁다

고독은 때로 미동하였으나 걸음을 멀리 두진 아니했다

오랜 묵음, 묵은해가 가고 새해가 온다 했다

다른 날엔 가파른 숨과 천근같은 걸음이 멈추고야 말 게다

여린 숨 자취를 감춘 날이 있다

누군가는 고독의 본(本) 심연의 구석으로 잠식되어 버렸다 했다

뒤로 고독도 아이도 마주한 이 없다 하였다.

매거진의 이전글햇살아 바람아 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