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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함문평 Aug 09. 2024

열아홉 여군대령

04. 내 동생

내 동생 귀염둥이/

개구쟁이 내 동생/

이름은 하나인데/

별명은 서너 개/

동요를 신읍초등학교 병설치원에서 배웠다. 노래 속 내 동생은 귀염둥이인데, 현실의 동생은 그게 아니었다. 태어나기도 3.4킬로 그램 우량아로 태어나 먹는 것도 분유, 모유 안 가리고 잘 먹었다. 동부전선, 서부전선, 2 군지역 후방 해운대와 중부지역 대전계룡대까지 한 바퀴 돌고 가납리 비행장에 근무하게 되었다. 정보장교 소령 계급으로 무인항공기 중대장을 했다. 관사는 비행장 안에 있는 관사 1호였다. 나는 가납초등학교 5학년 동생은 1학년에 전학했다. 전학 다음날 동생이 1학년 일짱에게 맞았다. 코피가 났고 얼굴이 부었다. 수업 마치고 쉬는 시간에 1학년 교실에 가서 동생을 때린 1 짱을 몇 대 쥐어박았다. 1학년 선생님이  5학년 담임에게 동생이 맞았다고 5학년이 1학년 교실에 들어와 애를 때리면 되겠냐고 했다. 5학년 담임 허대순 선생님에게 불려 가 혼났다. 전학을 5학년이 6번 다녔으니 얼마나 마음고생 이 컸겠는가? 그것도 모르고 가는 딸이 적응 잘한 줄 안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것을 전학하면서 터득했다. 


  "애 아빠가 하필이면 정보장교라서 예고 없는 전출이 많았어요. 그러다 보니 학년은 5학년인 데 학교는 6번이나 전학을 왔네요?"

  "어머나 정보 장교는 진급도 힘들다 던데, 소령이시면 미정 학생 아버님은 대단하십니다."

  "아니, 뭐 대단하기보다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군인정신으로 똘똘 뭉친 사람입니다. 무인항공 중대장도 북한전략정보반 수료하려면 달이나 남았는데, 수료증은 나중에 우편으로 보내준다 고 무인항공기 중대장을 우선 인수받으라고 해서 온 거예요."

  " 아, 그러시군요. 나중에 학생들 비행장 견학이나 할 수 있게 도와주세요."

  " , 미정이 아빠에게 말해보겠어요."


 집에 돌아온 엄마 그 말을 하자 안된다고 했다. 부대개방은 국군의 날 하루면 족하고 비행장은 무인항공기부대가 주인이 아니고 육군 헬기부대가 주인이고 무인 항공기부대는 활주로 때문에 비행장에 세 들어 사는 부대다. 초등학생들 비행장견학을 하려면 공문 만들어 헬기부대에 보내고 항공단 거치고 3군 사령부와 항공작전사령부 승인이 떨어져야 어린이 부대로 초대가 가능하니까 아예 그런 소리 마라고 했다. 홀아비 심정 홀아비가 알고 과부 심정 과부가 알듯이 전학을 다녀본 사람이 전학생 심정을 안다. 신읍초등학교 병설유치원에서 신읍초등학교 올라갔을 때만 행복했고 지 전학은 아픔이 컸다. 집에 와서 텃새들에게 맞았다는 말도 못 하고 5학년이 되었는데, 내 동생이 1학년으로 전학 오자마자 텃새에게 맞았다. 수업을 마치고 쉬는 시간에 1학년 교실에 가서 종호를 때린 1 짱을 패주었다. 1학 년 담임이 5학년 우리 담임에게 그 말을 해서 교무실에 불려 가 혼이 났다. 아빠가 퇴근을 했다. 네 식구가 모두 모인 상태에서 학교에서 일어났 던 일을 말했다. 학교에서 동생이 여기 텃새에게 맞아서 코피를 흘렸어요. 쉬는 시간에 그 애를 내가 몇 대 쥐어박았더니 1학년 담임이 우리 담임에게 말해서 교무실서 혼났 어요. 검도를 배우게 해 주세요? 여자가 무슨 검도야? 너 피아노, 플루트, 영어학원 다니면서 검도가 시간이 돼? 다른 거 다 끊어주세요. 종호랑 둘이 검도만 배울게요. 그동안 집에 와서 전학 다닐 때마다 아빠, 엄마 속상해할까 봐 말 못 했는데 나라고 종호 같은 일 안 당한 줄 아세요? 어머, 너도 맞았어? 맞기만 해요? 내 옷에 흙도 묻히오물도 묻혔어. 화장실에서 옷을 빨아 짜기만 해서 돌아다니다 옷이 입은 상태서 마른 다음에 집에 왔어요. 그 말에 그래. 남매 같이 파랑새 검도장에 등록시켜 주마. 부대서 반납대기 중인 폐타이어로 허수아비 대항군도 만들어 준다고 했다. 파랑새 검도장에 등록을 하고 부대에서 폐타이어 2개를 항공관사 지붕 날아가지 않게 누루는 용으로 쓴다고 가져와 대항군을 만들었다. 검도도장에서 배운 것을 집에서 연습을 했다. 타이어 대항군으로 머리 치기 500번 손목 치기 500번을 매일 했다. 실력이 금세 늘었다. 전국어린이 검도대회에서 나는 초등부 고학년 우승 동생은 저학년부 우승을 했다. 검도로 가납초등학교를 빛낸 남매가 되었다. 검도우승 트로피를 받고 항공관 사 에서 파티를 했다. 참석대상은 서울에서 축하 절로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두 명의 이모 두 명의 외삼촌이 왔다. 항공부대 안에 있는 조종사와 정비사 가족들도 초대했다. 비행장에서 2년이 군인의 딸로 가장 행복했다. 다른 직책은 다 1년이나 1년 6개월에 보직이 만료되어 사람과 친해질 만하면 전학을 했고 학기를 학년을 온전하게 마친 적이 없었지만 유일하게 2년을 이동 없이 공부했다.


  전국어린이검도대회 우승을 하자 감히 1짱도 시비를 거는  없었다. 전학을 가면 이전 학교와 전학 간 학교 진도가 다른 것이 고역이었다.  서울이나 대전 같은 대도시는 진도가 달라도 엄마가 과외선생을 구해 차이나는 부분을 속성으로 공부할 수 있었다. 강원도 화천, 양구, 간성, 양양에 전학을 했을 때는 아빠가 차이나는 부분을 가르 주었 다. 아빠는 남매에게 공부 잘하는 것을 강조하지 않았다. 나의 증조부이고 아빠의 조부에게 들었던 <인명은 재천>이고 <사람 팔자 알 수 없다. 안 되는 것은 안 되는 것이지, 안 되는 것을 되게 하려는 것은 부정비리의 원천>이라고 하였다. <행복은 성적순도 군번순도 아니다>라고 했다. 동생이 삼양초 5학년 때 일이다. 전국 카트 이더 토너먼트 대회가 있었다. 전국 몇 만 명의 참가자가 예선부터 토너먼트로 싸워 결승에 올랐다. 가자는 닉네임으로 신청했고 오픈 정보도 닉네임이 전부였다. 동생의 닉네임은 <눈부신 왕자님>이고 결승 상대는 <떨어지는 낙엽병장>이었다. 결승에 오른 사람만 주최 측에서 문자 인터뷰로 신상을 일부 공개했다. <눈부신 왕자님>초등학교 5학년, <떨어지는 낙엽 병장>은 부산에서 병장으로 제대하고 복학 준비생이라고 했다. 결승전은 당연히 떨어지는 낙엽 병장이 차지했다. 동생이 카트라이더를 잘하게 된 것은 엄마 모르게 교통카드를 아빠가 충전해 주었기 때문이다. 적게는 5천 원에서 많게는 3만 원까지 충전해 준 교통카드로 PC방에서 카트라이더를 했다. 엄마는 학생이 공부를 잘해야지 게임을 잘해 어디다 쓰냐고 했다.  아빠는 공부 공부 닦달하 지 마라고 했다. 행복은 학교 성적순도 군번 순도 아니라고 했다.


  아빠 군번은 86-03727  다. 요즘은 모든 장교들의 군번 앞에 임관연도 표시가 되지만 1986년 군번은 육군사관학교와 3 사관학교 출신들은 군번을 윗기수부터 이어진 군번이고 ROTC만 인원이 많아서 매년 연도를 앞에 붙이고 00001부터 03999까지 군번을 부여했다. 군사훈련 성적순으로 군번을 부여한다는 것에 처음부터 성적에 의미를 두지 않고 군사학은 임관에 탈락 안될 장도로 하고 대학 3학년 4학년은 졸업에 필요한 학점 이수를 다양하게 했다. 어차피 화요일과 토요일은 군사훈련으로 학점 이수를 할 수없으니 월 수, 목, 금은 가용한 시간을 모두 신청했다. 국어교육과 전공필수 이외에 사회교육과에 가서 경제학원론, 미시경제학, 거시경제학, 지리교육과에 가서 공간지리, 무용교육과에 가서 술론, 유아교육과에 가서 아동발달론을 이수했다. 군사훈련도 과락만 아니면 임관에 이상 없다는 마음으로 졸업을 했다. 군번 96-03727을 받았다. 임관 10주년 행사에 1행사가 끝나고 2부 오락은 <메기병장> 이상훈이 사회를 봤다. 자기는 학사장교인데 군번 빠른 사람들은 자기 경험에 인간성이 이기적인 사람이 많다고 군번 늦은 사람 3천 번 이후 늦은 사람 2명에게 선물을 준다고 했다. 아빠가 나갔으나 86-03730 전병구 대위와 96-03756 갈봉근 대위가 선물을 받았다. 


  대학 3학년 때 일반학생들이 데모를 했다. 청주사범대학 단과대학을 재단에서 종합대학교로 변경안을 문교부에 공문으로 보냈다. 재학생들은 바꾸려거든 우리들이 졸업한 후에 바꾸지 졸업장을 사범대학으로 받지 신생종합 대학교 졸업장은 안 받는다고 데모를 했다. 학보사 기자 김미자가 데모 장면을 사진을 찍다가 필름이 떨어지자 아빠에게 쪽지를 보냈다. 쪽지를 받은 아빠는 코닥 필름 2통을 사서 데모대열을 뚫고 김 기자에게 전달했다. 용감하게 단복을 입고 데모대열 한가운데 장교후보생 사진이 중앙정보부 충북지사 위장 명칭이 충청실업이었다. 배승섭 사무관 카메라에 찍혔다.  학군단장에게 전화가 가고 훈육관 이대원 대위는 아빠를 데리고 충청실업 사무관에게 파리처럼 빌었다. 처벌은 없었으나 육하원칙으로 사진 찍힌 경위서를 제출했다.

  그 사건 후 모든 군사교육에 훈육점수는 최하였 고 그걸 알아챈 아빠 군사학 목표를 임관에 필요한  최저 점수만 넘기자였다. 전병구 후보생과 제갈상길 후보생은 선배들이 두 명 입에서 술냄새 풍기면 엉덩이 맞는 것을 알면서도 1 년 365일에 366병의 술을 마셨다. 아빠  군번 86-03727이고 전병구 군번 86-03730이다. 아빠가 행복은 성적순도 군번순도 아니라고 교육하는 것은 경험했기 때문에 하는 소리다. 동기생 3천 명 넘는 중에 가장 행복한 사람이다. 전병구는 군대생활 중에 술을 끊고 신학대학 편입과 신학대학원 석사를 마치고 필리핀에서 선교사로 활동 중이다. 딸과 아들 모두 국제학교 마치고 홍콩의 대학을 졸업하고 글로벌 회사에 과장이다. 아빠는 소령으로 전역하여 소설가로 활동 중이다.  나는 학년수 보다 학교를 더 많이 전학을 했으나 김포청솔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흑석동 연못대학을 졸업하괴 파라다이즈라는 곳의  팀장이다. 30대 청춘에 부모로부터 자산을 물려받은 금수저가 아니고 자력갱생으로 2세들이 잘 된 것은 아빠가 공부 공부! 잔소리 대신에 아빠 군번을 솔직하게 까고 인생은 성적순도 군번순도 아니라는  자신감을 심어주었고 남매는 스펀지처럼 흡수했기 때문이었다.


 동생이 알림장을 엄마에게 보여주었다.


<종호 어머니 학교 방문 바랍니다. 담임 송혜령>


엄마는 덜컹 겁이 났다. 장롱을 열어 좋은 옷과 가장 비싼 디올 백을 꺼냈다.  가납초등학교 교문을 들어서는 엄마의 표정은 엄마들 중에 <디올 백> 있는 사람이 있으면 나와 봐? 하듯이 디올 로그가 보이도록 백을 메고 교무실로 갔다. 

  "안녕하세요? 1학년 1반 제갈종호엄마입니다"라고 인사를 했다. 선생님 한 분이 1학년 1반 송혜령 선생님 책상 옆에 보조의자를 가져다주면서 수업 마치 고 나올 때까지 기다리라고 했다. 수업을 마치는 종이 울리자 종호 담임 송혜령 선생냄이 들어셨다. 안녕하세요? 제갈종호 엄마입니다. 알림장에 학교방문을 오라고 적혀있어 왔습니다라고 했다. 엄마는 준비해 간 박노해 시집 <시다의 꿈>을 선생님께 드렸다. 진작 찾아봬야 하는데 알림장을 보고 와서 죄송하다고 했다. 송 선생님은 아닙니다. 종호가 왼손잡이인데 혹시 부모님 중에 왼손잡이가 있나요? 예. 애 아빠가 왼손잡이였는데 부모님들이 왼손에 붕대를 감아 오른손잡이를 만들었다고 하셨어요. 호호호. 그렇군요. 종호가 오른손으로 글씨를 쓰면 힘이 없어요. 글씨도 글씨지만 자기가 흥미 있는 과목은 잘하는데 흥미 없는 것은 안 합니다. 한국교육제도에 맞지않얘요. 경제적 여유되면 해외로 유학을 보내라고 했다. 선생님 그런 말씀 마시고 잘 지도해 주세요. 전방으로 돌아다니는 군인이 도나이 있으면 얼마나 있겠어요? 서울 근처나 맴도는 하나회 같은 정치군인이나 돈이 있지 봉급으로 빠듯하게 사는 군인은 유학 보낼 돈이 없다고 했다. 종호 어머니 놀라지 마세요. 담임이 저도 처음은 종호가 학습부진아로 알았는데 아니에요. 이건 담임이 어떻게 할 수 있는 경지를 넘었어요. 유럽이나 미국 같은 교육 선진국은 학생이 자기가 좋아하는 특정정과목만 우수하면 대학에 갈 수 있는데 한국은 모든 과목을 다 잘하라고 하니 특정분야의  영재를 발굴도 못하고 오직 평범함 속의 우수성만 찾는 아주 비교육적 교육제도인  한국교육제도에 종호는 맞지 않나요라고 했다. 수학은 뭐 학교에서 따라올 학생이 없을 만큼 잘합니다. 문제는 미술, 음악. 사회 과목은 일부러 딴전을 피워요. 선진국은 학생이 한 가지만 특출 나게 잘하면 되는데 한국은 모든 과목을 잘해야 합니다. 이것 보타 더 충격적인 것은 교실에 금붕어 4마리를 키우고 있었습니다. 어제 종례 시간에 금붕어가 없어서 확인하니 종호가 학교 뒤 화단에 묻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돌로 고인돌 모양을 만들고 그 앞에 나무십자가를 만들었어요. 잔인하다고 할 수없게 고인돌 무덤에 나무십자가를 해준 것을 보면 생명경시로도 볼 수 없어 종호를 어떻게 지도해야 상처가 안되게 지도하나 걱정이 되어 어머니를 부른 것입니다. 그러시군요. 먼저 아들 잘못 둔 엄마로 사과드립니다. 금붕어와 수초는 제가 내일 사다 놓겠습니다. 정말 유학 보낼 형편은 안 되니 선생님이 잘 지도해 주세요라고 말하고 박노해 시집 속에 편지봉투에 <금일봉>을 넣어 드렸다.

다음날 종호를 통해 <금일봉> 봉투는 되돌려왔다. 선생님은 박노해 시집만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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