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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만의 계절. 184

우암 송시열

by 함문평

정말 천자문도 모르는 놈들의 행태


돌아가신 지 30년 되는 조부는 우암 송시열 후손 할머니 송혜령에게 최대 욕이 이 천자문도 모르는 무식한 여자라고 하셨다.


중학시절 할아버지 몰래 할머니에게 한글과 아라비아 숫자를 가르쳐드렸다. 할아버지는 대방동에서 수유리 막내 작은집에 특별 음식을 준비하고 와서 드시라고 하면 할머니는 글도 모르고 숫자도 몰라 꼭 할아버지가 동행해야 했다.


그걸 혼자 버스 타고 작은댁을 찾아갈 수 애쓰게 학습을 하였다.


어느 날 작은댁에 초청을 받았는데 두 분이 부부싸움을 해서 할아버지가 나 안 가! 하고는 복덕방에 놀러 가셨다. 중학생인 내가 학교서 집에 오니 할머니 할아버 지 두 분이 없어서 같이 작은댁에 가셨구나 생각하고 혼자 밥을 먹었다.


숙제를 하고 있는데 할아버지가 오셨다. 할머니는요? 하고 물으니 할아버지가 걱정되는 음성으로 작은집에서 잡채를 했다고 먹으러 오라는데 다툼이 있어 복덕방에 갔는데 글도 모르는 여편네가 혼자 어딜 갔나? 모르겠다고 하셨다.

걱정 마세요. 할머니 혼자 버스 타고 작은집 갈 수 있게 공부시켰어요라고 했다.


할아버지는 놀라서 누가? 가르쳤어.

누구겠어요. 손자가 가르쳤지요. 했다.


할아버지는 할머니 조상 우암 송시열과 미수 허목 선생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노론의 우두머리와 남인의 쟁쟁한 실력가는 서로 앙숙 중에 앙숙이었다. 우암 송시열이 중병에 걸렸다. 충청지역 최고의 의원을 불러 치료해도 차도가 없다는 소식에 미수 허목이 비상을 오줌에 정제하여 독을 빼고 우암 송시열에게 보냈다. 우암 제자들이 미수 허목이 우리 선생님을 중병을 비리미로 죽게 하려고 극약을 보냈다고 절대 드시면 안 된다고 했다.

우암은 제자들에게 정치적 신념이 다르기에 싸움은 했지만 어찌 배운 사람이 중병에 들린 배운자를 죽게 하겠느냐? 내가 있어 허미수가 미수인 거야 하면서 보내온 비상을 꾸역꾸역 먹었다.

신기하게 허준의 처방이 아닌 미수의 처방이 우암의 중병을 낫게 했다.


한동훈 빼고 윤석열이 측근들 아부하는 놈들만 데리고 만찬을 했다. 상다리가 부러질 안주보다 이재명과 한동훈이 더 고소한 안주거리였겠다만 윤석열 대통령은 우암 송시열을 좀 배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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