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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 시절의 추억. 35

임공삼을 아시나요

by 함문평 Feb 17. 2025

어린 시절 여름, 겨울 방학이면 외가에 갔었습니다. 일단 외삼촌 댁에서 예의 상 하루 묵고, 버스도 하루에 한 번 다니던 시절이라 걸어서 20리 떨어진 큰 이모 집에서 하루 묵고, 막내 이모집으로 40리를 걸어서 갔습니다.


그럐다 큰 이모부가 월남전 참전 마치고 복귀해 재배치된 곳이 광주포병학교였습니다. 거기서 중사로 가서 상사로 정년퇴직을 했습니다.


요즘은 원사 계급이 있지 그 시절은 상사가 부사관들의 꽃이고 사단 주임상사, 포병학교 주임 상사도 다 큰 이모부 동기들이었고, 이모부는 포병학교 그냥 상사였습니다.


그 세월 동안에 초등학생이던 조카가 육군 소위가 되어 광주로 초등군사반 입교를 했습니다.


엄마에게 광주교육 가면 큰 이모댁에 방문 꼭 해라. 큰 이모는 엿을 좋아하고, 이모부는 도토리묵을 좋아하니 방문할 때 그걸 사가라는 말씀과 광주시 서구 치평동 주소를 적은 쪽지를 주셨습니다.


3주 동안은 외출외박 없이 훈련을 하고, 4주 차 토요일에 첫 외박을 나갔습니다.


요즘이야 네이버지도에 주소 입력하면 바로 뜨고, 거리 가까우면 걸어서 가는데, 그런 것이 없고, 지도로 도상연구 했으면 걸어갔을 텐데, 버스 타고 주소 근처 내리니 세상에 광주시내를 한 바퀴 돌고, 버스 탄 곳에서 횡단보도 건너고 ㄱ 자 골목으로 걸어가면 10분이면 갈 곳을 버스 타고 한 시간 돌았던 것입니다.


시장에서 도토리 묵 한모와 엿을 한 덩어리 사서 들어갔습니다. 아이고 문평이가 웬일이냐고 하셔서 자초지종 말씀을 드렸습니다.


군대는 명령이니까 명령 나는 대로 가서 근무했는데, 엄청 고생하셨다고 하더군요. 월남전 참전 군인은 군인아파트 우선 배정해 준다고 했지만, 이모도 강원도, 이모부도 강원도 강원도 부부라 아파트 배정이 한참 뒤 번호라 애들(나보다 누나 형)이 있어서 일반집 전세를 얻어 학교 보내고 살았다고 합니다.


전세살이 7년 하고 같은 동네서 단독주택을 사셨다고 하더군요. 제가 소위가 되어 방문했을 때는 이종 사촌 누나, 형이 모두 대학을 졸업하고 서울로 직장 구해 떠나고 두 분만 사는 시기에 방문했습니다.


2년 전에 어머니가 돌얘가시고, 아버지는 10년 전에 돌아가셔서 스스로 60넘은 고아라고 혼술을 하는데, 이모 전화를 받았습니다.


조카가 소설 가니까 원주에 내려와 두 이모 이야기를 들어보고 이모들의 외할아버지 이야기를 소설로 써보라고 하셨어요.


이모 이야기를 간략히 여기 공개합니다. 혹시라도 강원도 평창군 대화면 개수리 의병장 임공삼에 대한 전설 같은 이야기를 들은 분은 댓글로 제보 바랍니다.


개화면 개수리가 고향인 임공삼 의병장은 1919년 3.1 운동 2달 전에 개수리 일대서 일본군을 습격하는 의병대를 이끌었는데, 이름을 알 수 없는 자의 밀고로 잡혀가 서대문 형무소에서 7년 수감했다고 합니다.


서대문 형무소 주소도 모르니까 이모의 외할머니가 봉투에 서대문 형무소 임공삼 전이라고 쓰고 보내는 사람은 임대성이라고 써서 보냈더니 편지를 임공삼에게 주지는 않고 간수가 읽어주어 엄청 우셨다고 합니다.


임공삼 아들은 임대성, 임대성 아들은 임연식, 임창식입니다. 혹시라도 위 열거한 이름의 행적을 아는 분은 댓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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