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다 <백서>
2023년 1월 10일에 네가 태어났다. 그해 11월에 영화 <서울의 봄>이 개봉되어 700만을 넘어 1000만을 향해 갈 때 내 블로그에 서울의 봄 영화 독자가 항의성 메일을 받았다.
작가에게 죄송한 말이지만 물어볼 것이 있다고 했다. 영화 <서울의 봄>과 백서 속 <기미정란>이 전두광이 대통령에게 하는 대사가 똑같아도 너무 똑같다는 것이었다.
고민이 되었다. 생전 처음 받아보는 독자의 메일이 고상한 표현을 했지만 함 작가 너 소설나부랭이 쓴다고 쓴 것이 영화 각본이나 표절한 거 아니냐? 소리였다.
인사말을 쓰고, 독자분이 영화도 보고 백서도 읽었다니 감사합니다. 영화는 11월에 개봉되었고, 제 책은 20230110이 탄생일이라고 답장을 보냈다.
이번에는 자기는 김성수 감독 찐 팬인데, 초창기 작품부터 <아수라>까지 작품 개봉날 다 본 사람이다. 영화 개봉을 23년 11월에 하려면 촬영은 2년 전에 했고, 각본은 그전에 쓰인 것이다라고, 표현은 에둘러했지만 김성수 감독 <서울의 봄>을 표절 의견을 굽히지 않았다.
김성수 감독 찐 팬을 굴복시키려면 찐 팬의 감정유대 보다 더 쎄다는 것을 말해야 한다. 당신이 얼마나 김성수 찐 팬인지는 모르나 김성수 감독은 문과이고 잘 사는 한남동이 집이라서 영화 서울의 봄에 나오는 총소리와 장갑차 궤도 굴러가는 소리를 듣고 40년 후에 영화를 만들었다. 작가는 이과반이고 김 감독은 문과반이지만 우린 같은 졸업앨범에 얼굴이 들어있는 사이다라고 보냈다.
니기미 이제는 말할 수 있다인데, 그날 나는 종로2가에서 공통수학은 이길동, 수학2는 황승기, 종합영어는 최사정 시절에 황승기와 최사정 수업을 마치고 84번 화계사에서 흑석동 가는 차를 타고 가다 더 이상 버스 진출을 못해 서울역에서 회수권 돌려받고 걸어서 돌아가는 삼각지 지나 용산 지나 한강다리 건너 흑석동에 오니 밤 12시가 넘는 개고생을 했다. 군대도 가기 전 고3시절에 행군을 했다. 어띠서 고교동창 앞에 찐팬타령하냐고 했더니 뚝!이었다.
다시는 찐팬 운운 못하게 눌렀다.
<백서> 마지막 장을 읽어보라. 책이 출판된 것이 23년 1월 10일이지, 대학생 시절 <대홍수>, <의인>, <기미정란>, <백서>를 구룡문학상에 1985년 냈다. 대홍수만 구룡문학상을 수상하고 나머지 원고는 쓰레기통으로 던졌다. 대학 4학년 졸업 직전에 심사에 들어갔던 교수에게 솔직히 제 생각은 <대홍수>가 떨어진 3개 작품보다 좋은 점이 없는데, 왜 대송수만 살고, 세 작품을 죽였냐고 물었다.
교수님 말씀이 함 군, 지금 5 공화국 다음 헌법 6 공화국까지는 쓰레기통에 버린 작품을 활자화하면 함 군도 위험하고, 실어준 신문이나 문학지도 위험하고, 지도교수도 위험하게 될 걸세, 그러니 그 세 작품은 버리는 것이 제일 좋고 정 출판하고 싶으면 40년 후에나 하라고 했다.
참 묘하다. 그 교수는 12월 3일 계엄을 알았을까? 역설이지만 잘못된 계엄 덕분에 <백서>가 잘 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