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당 개 3년, 까불지 마 총무 8년 차야
참 세월이 빠릅니다. 제가 초등학교 시절은 동네 60인 노인들이 별로 없고 회갑 잔치를 하려면 돼지 한 마리는 잡고, 동네 사람들 다 한 끼 먹을 음식을 준비하는 돈도 적은 것이 아니기에 동네서 환갑 잔치 하는 집 어른은 그 동네서 어느 정도 부자인 집만 했습니다.
저는 그냥 장손이라는 이유로 학교 미리 못 간다고 말했어도 결석은 결석이더군요. 초등학교 4학년 조부 회갑 사유 결석이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3까지 유일한 결석입니다.
대학에서도 땡땡이나 대리 출석 한번 안 했고, 소위로 임관해 21년 3개 월 결근 한번 없었고, 정보장교라 소대장, 중대장을 뺀 나머지 기간을 새벽 5시 출근 사단장, 군단장들이 보는 일일정보보고서 일명 <블랙북>을 만드는데, 한 번도 늦은 일 없이 은퇴했습니다.
나이 육십 중반이 되니 후회가 됩니다. 뭐 그렇게 완벽을 고집 피웠나? 그래봐야 소령이고, 정보사에서 개고생 할 때 명함도 없던 노상원은 장군 되어 정보사 와서 사령관 하고 정보학교장도 하고, 은퇴 후에도 현역 대령을 장군 달아줄게 하면서 부려 먹고, 계엄기획도 하고 하는데, 지난 청춘이 후회됩니다.
중학교동창 모임이 가장 인기 없는 모임인 줄 알면서 8년 총무를 하고 있습니다.
서당개 3년이면 풍얼을 읆늩다고, 이제는 전화벨 4번 울리면 상대의 상태가 눈에 보입니다. 3회 이전에 받고 공지 문자 참석, 불참을 말하는 동기, 신호가 4번 울리면 인공지능 음성으로 이 번호는 고객의 사정에 의해 착신이 정지되었습니다라고 나오면 정말 힘든 것이다.
얍삽한 경우도 있다. 생전 모임 한 번 안 나온 인간이 부모님 돌아가신 부고나 딸, 아들 청첩장을 전파하라고 하면 의무감에서 전파해 준다.
그래도 양심 있는 친구는 자기 애경사에 부조를 받은 후에 감사하다고 공금통장에 감사찬조 보내거나 정기 모임에 2차 맥주를 쏘기도 한다.
다른 부류는 경조사 끝나고 감사 인사 한통 없고, 차후 발생하는 경조사 참석도 안 한다고, 내가 총무 맡기 이전부터 정말 참석 잘하고 이미 20년 전에 총무 한 번씩 심한 경우는 총무 3번 한 친구는 나에게 한 번도 안 나오던 인간 경조사는 전파하지 마~ 한다.
그런데, 나도 군대 21년 동안은 동기회 있는 줄도 몰랐고, 중간에 나도 10년 정도 잠수 탔는데 하면서 연락병 노릇을 한다.
좌부터 조필원 작가. 지승룡 아동문학 작가. 문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