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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빠이 (고) 이상용

by 함문평

뽀빠이 (고) 이상용

정말 100세 시대에 백수를 누릴 것처럼 건강을 자랑했던 뽀빠이 이상용이 고인이 되었다.

1991년 고인이 MC로 명성을 날릴 때 <우정의 무대> 촬영이 있었다. Tv프로 하나 만들기 위해 그륗게 많은 인원과 장비가 동원되고, 사전 리허설이 필요하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당시 직책이 군수사령부 의장대장이라, 폼에 살고 폼에 죽었다. 멋있는 의장대 복장에 흰색 장갑을 끼고, 지휘용 긴 칼을 차면 그 순간만은 나폴레옹도 부럽지 않았다. 지금은 군수사령부가 자운대로 이사 왔지만 부산대연동 황령산을 등지고, 부산에 있었다. 별명이 황령산 백구두 또는 대연동 백구두라 불렸다. 파란 잔디 연병장에 단상 위에 최경근 군수사령관과 장군단, 대령 참모들이 있고, 군악대의 우렁찬 군가 소리를 뚫고 나의 앞으로 갓! 하는 목소리에 도열했던 병사들 왼발이 앞으로 쭉 뻗었다. 우정의 무대 촬영 감독이 준비 다 되었다는 수신호를 보고 앞으로 갓! 했다.

잔디 연병장을 군수사 예하 탄약창, 보급창, 항만단 등에서 신체 좋고 TV카메라발 잘 받는 병사들만 뽑아서 몇 날 며칠을 연습했는데, 카메라를 의식해서인지 발이 틀렸다. 카메라 감독이 수신호 합격이 안 떨어져 반복 반복 몇 번을 했다. 한 컷 합격하면 다음 장면 맨 마지막 어머니~ 어머니 우리 어머니 코너는 어머니가 가림막 뒤에 있고 병사들은 어머니가 안 보이는 곳에서 각자가 자기 어머니라고 주장했다. 집에서 TV 보는 사람은 편하게 보지만 60분을 위해 180분 이상을 촬영했다.

의장대, 군악대는 행사복을 입었기에 소품 이동하는 것은 시키면 안 되는데, 뽀빠이 이상용이 고려대 5기이고, 근무과장이 16기였다. 근무과장이 사회 보는 뽀빠이에게 마이크가 켜진 줄 모르고 저기 제병지휘자 의장대장이 24기라고 했다. 한 장면 찍고 소품 이동에 마이크 방송이 의장대장 사회자 앞으로! 고역이었다. 역대의장대장 평균키가 178인데, 나는 172라 그걸 감추느라 뒷굽 15센티 앞굽 7센티의 특수제작 행사화를 신고 사회자에게 가는 것이 고역이었다. 마이크를 끄고 나에게 지시하면 행사복 폼에 사는 의장대가 스타일 구기는 소폼 이동, 재배치 사역을 했다.

나중에 안 사실은 그렇게 시킨 이유가 제작진이 선물로 대형 TV를 가져온 것을 의장대에 주어도 군말이 안 나오게 하기 위한 것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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