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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이 강민철

08. 심문

by 함문평

200X 년 4월 15일

서울 세곡동 국가정보원 본부에서 조금 떨어진 한영빌라가 있다.

4층 빌라 건물 3 동이 한영빌라 101호, 102 호, 103 호다.

가운데 102 호가 국가정보원 신문관 함영세 서기관이 사무실로 사용하는 안전가옥이다. 원래 국가정보원 안전가옥이 서울 궁정동에 있었는데, 1979년 김재규가 궁정동 안전가옥에서 만찬을 하면서 박정희 대통령을 시해하였다.

피비린 내 나는 사건을 기억하기 싫어하는 김영삼 대통령이 궁정동 안전가옥을 철거하고, 대신 세곡동 빌라를 독채로 구입해 안가로 사용했다.

안전 가옥 거실의 원탁 테이블에 3 명이 마주 앉았다.

함영세 서기관 그는 국가정보원이 과거 안전기획부라 불릴 때부터 신문관을 해왔다.

강미정, 1960년 11월 20일 생으로 강원도 통천이 고향인데 탈북해서 중국을 경유해 한국으로 들어왔다. 중개인에게 돈을 주고 탈출한 경우이다.

나 강영수는 1984년 7월 25일 생이다.

북한에서 만경대혁명학원을 마치고 김일성 대학교에서 물리학을 전공하고, 스위스 취리히 국립대학에서 핵물리학 박사과정을 마치고 핵의 인도적 활용 방안에 대해 연구 중에 탈출했다.

함영세 서기관은 미정에게 먼저 물었다.

강미정 씨, 생년월일이 언제입니까?

1960. 11. 20입니다.

가족사항을 말해보세요.

예, 아버지 강석준, 어머니 김옥선, 오빠 강영철 이렇게 네 식구입니다.

오빠에 대해 기억나는 대로 말해보세요.

오빠는 통천에서 소문난 천재였습니다.

머리가 좋아 물리학 박사가 되고 싶었는데,

군대 입대 후 특수부대로 가게 되었습니다.

휴가를 나왔는데,

특수부대에서 훈련하고 나중에 훈련 마치면 남조선이나 외국으로

특파임무를 떠난다고 했습니다.

특파임무가 뭐냐고 물으니 넌 알 필요 없어라고 답을 피하더군요.

그렇다면 오빠 사진을 가지고 온 것 있습니까?

예, 오빠가 중학생이고 제가 인민학교 학생시절 가족사진 하나를 가지고 왔습니다. 네 식구의 다정한 모습을 함영세 서기관은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강영수 씨, 가족관계는?

예, 어머니 박은경과 저 단둘이 살았습니다.

친척은 아버지 쪽 친척은 없고, 외할아버지, 외할머니가 같은 동네 사셨습니다.

아버지는 일찍 돌아가셨습니까?

어머니 말씀에 의하면, 아버지 성함은 강영철, 해외 파견 전투원이었습니다. 1983 년 해외 나간 이후 한 번도 평양에 오지 않아 생사를 알 수 없습니다.

해외라면 어느 나라라고 들었나요?

아니, 모릅니다. 어머니도 어느 나라인지 몰랐습니다.

아버지 사진은 본 적이 있습니까?

예, 어머니는 늘 지갑에 아버지와 둘이 찍은 사진을 휴대하고 다니셨습니다.

강미정 씨, 오빠가 어느 나라로 나간다고 말한 적이 있나요?

예, 오빠가 1983년 여름휴가차 와서 집에 하루만 묵고 평양에 중요한 약속이 있어 가봐야 한다고 하룻밤만 자고 갔는데, 그날 밤 어머니 아버지와 오빠의 대화에서 오빠는 인도나 버마로 갈 것 같은데, 정확한 것은 부대로 복귀해 봐야 안다고 했습니다.

오빠 사진을 보면 기억하겠습니까?

그럼요. 기억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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