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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밥 먹기 힘든 사람. 79

소가 뒷걸음치다 생쥐 잡는 격

by 함문평

매월 10여 명의 소설가가 돌아가면서 작품을 내고 나머지 작가들이 합평을 한다. 처음에는 뭔 효과가 있을까? 했는데, 2년 동안 꾸준히 하다 보니 정말 콩나물시루에 물을 부으면 아래로 다 빠져 남는 것이 없을 것 같은데 콩나물은 자랐다.

콩나물처럼 작가은 쓸 쓰기, 정확히 말해 소설 쓰기의 내용과 깊이가 달라진 것을 하계 세미나에서 알 수 있었다.

그런데 대부분 소설가가 자기는 첫 작품집 발행했지만 함 작가처럼 매진되지 못해 상당기간 출판사에 창고 보관료만 냈다고 털어놓았다.

저는 운이 좋았어요. 2023년 1월에 <백서>를 출간했는데, 11월에 영화 <서울의 봄>이 개봉되었는데, 전두광 대사가 백서에 나오는 대사와 같다고, 영화대본 표절이 아니냐?라는 글에 말이 되는 소릴해라. 내 책은 1월 발행이고, 영화는 제작기간 2년이라고 댓글이 왔다. 백서를 읽어 보면 맨 뒷장에 이 책은 발행은 2023년이지만 초안은 대학생 시절인 1982년~1985년 시기라고 답변했다. 그런 이슈로 책이 순식간에 재고 떨이를 했다.

위 서울의 봄 대본과 백서 어느 것이 먼저냐? 논쟁이 큰 생쥐를 잡았다면 작은 생쥐 잡은 것은 우리 동네 편의점이 3개 있었다. 3개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에게 작가 서명한 <백서>를 주면서 지평막걸리 3병 남으면 사장님께 말씀드려 주문 넣게 하라고 했다. 아르바이트생 평균 근무는 3개월 정도인데, 그 아르바이트생이 소문을 냈다. 아르바이트하는 편의점에 매일 아침 지평 막걸리 사가는 분이 막걸리 떨어지면 죽음이야 하면서 <백서>를 주었다고, 구글에 함문평 치면 나와라고 소문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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