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담 스미스 <도덕감정론>
학생시절 아담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이 궁금했다. 손을 들고 왜 손이 보이지 않을까? 궁금했지만 손들 용기가 없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갔으나 5공 시절 대학은 연일 계속되는 데모에 수강 신청은 했어도 교수님에게 수업을 들은 것과 휴강으로 리포트로 대체한 것이 반반이었다.
리포트를 쓰고 남는 시간에 도서관 장서가 몇 권인지는 알 수 없으나 일 년에 천 권, 4학년 졸업에는 4천 권 정도는 읽고 졸업한다고 독서카드를 만들었다. 중고시절 영어 단어장 만들던 직사각형 카드에 좌상단 구멍이 있고, 구멍을 고리로 묶은 것이다. 책 읽는 권 수가 100권 200권 늘어나면 스스로 뿌듯했다. 여동생 경희가 화장이 잘 되면 오빠? 나 좀 봐봐, 했다. 왜? 나 화장 잘 되었지? 그 얼굴에 화장하면 그게 분장이지 화장이니? 하면 눈을 흘겼다. 오빠, 두고 보겠어, 얼마나 예쁜 여자와 결혼하는지?
아니야, 예쁘다. 화장 정말 잘되었다고 하면 여동생은 헤헤 웃으면서 여자는 화장을 누가 봐주지 않아도 내 눈에 내 맘에 쏙 드는 화장이 되면 행복하다고 했다.
여자의 화장하는 심리만큼 독서카드가 늘어나 300, 400,500 올라가면 행복했다. 독서카드만 넘기면 추억이 회상되었다. 첫 카드가 아담 스미스의 국부론이었다.
채널을 돌리다 책에 관한 코너에서 출연한 교수가 아담 스미스 하면 국부론만 많은 사람이 알고 있는데, 사실은 <도덕감정론>이 국부론보다 먼저 쓴 책이고 이 시대, 가치판단이 혼돈되는 시대에 꼭 읽어볼 책이라고 추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