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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복

단편소설집 <백서>

by 함문평

조선시대는 중국에 맹종 일본강점기는 일본에 맹종 광복 이후 지금까지 미국에 맹종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살아계신 동안 장손에게 반복하신 말씀은 조선은 중국에 맹종, 일본강점기는 일본에 맹종 광복 이후 지금까지는 미국에 맹종하는 놈들이 득세했는데, 내가 죽고 30년이 지나면 미국 놈 믿지 말고, 일본 놈 다시 조선을 넘보고 중국(떼 놈)놈도 조선땅을 돈으로 매수한다 그때 장손은 글로 말로 강대국에 맹종하면 조선 망한다. 자주정신을 일깨우는 글을 쓰라고 하셨다. 할아버지 지인 엄태흥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소설집 <백서> 속 군복 이야기가 그것이다. 엄태흥은 일본강점기에 징병으로 관동군에서 근무하다 8.15 광복을 맞았다. 광복도 모르고 지냈는데, 엄태흥은 일본어를 쓸 줄은 몰라도 말은 할 수 있었고, 중국어는 못해도 워낙 한문을 잘 알기에 필담을 나누었다. 필담으로 중국인이 너희 조선은 광복되었고, 일본은 패망해 일본 천황이 방송으로 항복조서를 낭독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일본어로 일본인 중대장에게 너희 일본 천황이 항복조서 낭독했고, 조선은 광복되었다. 조선인은 조선으로 보내달라고 했으나 일본군 포로와 동급으로 시베리아 개발 전쟁포로 노역대가 되었다. 그 포로가 고향땅 횡성으로 오기까지의 이야기가 <군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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