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시급은 얼마입니까?
내 인생에 시급이 가장 높았던 시절은 군대서 전역하기 전 3개월이다. 군대생활 20년에 육군 소령으로 3,6,9,12월은 보너스 100%가 나와서 350 봉급에 700만 원이 나왔다.
요즘도 1억 연봉 와~하지만 12로 나누고 4대 보험 공제하면 700만 원 조금 넘는다. 작가가 전역한 지 곧 20년이 되니 그 시절 군인이 박봉이니 어쩌고 했어도 부사관 병사가 박봉이지 소령 이상 장군은 박봉이 아니었다.
문제는 그렇게 봉급뱓다가 남편이 중령 진급 못해 사회 나와 이력서 100장 쓰면 알아서 씀씀이를 절약하는 것이 보통의 아내 아니야?
크산티페는 군에서 받는 수준을 벌어오라고 했다. 선배가 지점장도 ROTC, 팀장도 ROTC, 팀원 9명이 ROTC인데, 함 소령 너만 오면 10명 천하무적 ROTC군단 보험지사 되나 다고 해서 갔다.
신입교육은 한강 뷰가 좋은 연수원에서 했다. 교육 순간은 유리문만 열고 나가면 나의 대방초 19회, 서울 성남중 25회, 중대부고 80 졸업 동창들이 만나는 사람마다 계약 한건씩 해주면 바로 건물주가 될 것 같았다.
신입교육 마치고 몇 달 동안은 월급 수령액이 군대서 보너스 받는 700 이상이라 감격했고, 크산티페도 진급 안되길 천만다행이라고 했다.
하지만 초, 중, 고 동창들 방문해 가입할 사람 가입하고 나니 갈 곳이 없었다.
팀장 선배는 다음 주 가망고객 서네라고 하는데, 신입교육 때 작성한 인맥 250명 명단에서 대충 초, 중, 고에서 골라 써내고 무작정 서울을 벗어나는 시외버스를 턨다.
표는 춘천까지 끊었지만 청평에 하차했다. 학생시절 몇 번 먹어본 매운탕집에 갔더니, 세월이 흘렀는데도 알아보셨다.
웬일이냐? 물어 청평에 약속 있어 왔는데, 일이 예상외로 빨리 끝났다고 둘러댔다.
나의 주량을 기억하는 사장님이 주문도 안 했는데, 매운탕에 빨갱이 둘? 하셨다.
플러스 1입니다.
혼자 3병은 과하지?
사장님 좀 도와주실 거 예상하고 주문한 것입니다라고 했다.
대낮부터 부어라 마셔라 하는데, 함 FC 여기 웬일이야? 한다. 봤더니 인접 ROTC가 아니고 학사장교 출신으로만 팀을 맡든 팀장이었다.
매니저님, 여기 웬일이십니까? 했더니, 가평에 약속 있어 왔는데, 그 사람이 졸지에 상을 다아해 조문만 하고 나와 어디 갈까 하다가 오래전 매운탕 생각이 나서 왔다고 했다.
그렇게 정말 1년 동안 옆 팀장으로 인사만 하던 사람과 낮술을 했다. 힘들지?
아닙니다.
뭐가 아니야, 보험설계사 들어와 일 년은 어떻게 버티는데, 아는 사람 계약 지나가면 전화할 곳도 갈 곳도 없지 하면서 이럴 때는 술이 최고야, 한잔 하지?
예.
그렇게 마시다 보니 3병이 7병이 되었다. 더 마실까? 아닙니다. 서울로 가야죠?
아니야, 딱 한 병 더 하자? 내가 함 FC에게 해줄 말 있었는데, 지금 생각났어, 했다.
진로 빨강을 두 병 더 시켰다. 9병을 둘이 마신 것이다.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무슨 일을 해도 좋은데, 내가 정말 잘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시급 얼마 인생인가를 가끔 점검하라고 했다.
술이 확! 깨어난 것이 아니라 달아났다. 서울로 올라와서 보험을 접었다. 요즘은 최저시급으로 새벽 근로 4시간만 하고 나머지는 도서관에서 책 읽거나 소설을 쓴다.
작가의 시급은 책정할 수 없다. 지금은 <백서>가 지평막걸리값 정도지만 다음 책은 광화문의 종이값을 올릴 것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