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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밥 먹기 힘든 사람. 134

중학동창회 총무 8년

by 함문평

군대생활을 오래 했다.

물론 부사관이거나 장교로 중령, 대령, 장군은 나보다 더 오래 군대 잔반을 먹었을 것이다.

계급 높아 나보다 군생활이 긴 사람은 별로 존경 안 한다. 이번 윤석열이 선포한 계엄에 대해 21세기 수준에 대한민국에 안 됩니다 소리 하나 없는 똥별과 대령을 존경할 수 없다.


작가는 소위 시절 월남전 참전휘장을 치렁치렁 달고 근무한 인사계와 고등학교 졸업으로 치면 재나 나나 1979학낸도 1980년 2월 졸업인데, 그는 대위고 나는 소위라 충성! 하고 지냈다.


지금이야 혼인신고 여부 상관없이 사실혼 배우자 면회 오면 외박인데, 나의 소위 시절은 외출이었다. 소대원 이병이 혼인신고 없이 아기를 출산해 등에 업고 면회 온 것을 육군규정이라고 중대장과 인사계는 외출이라고 했다.


대대장에게 312 전화기를 돌렸다. 대대 교환병에게 10중대 1 소대장 함문평 소위다. 대대장님 연결하라고 했다. 대대장 박 중령입니다라고 했다.


충성! 10중대 1 소대장 함 쏘위입니다. 만약 대대장님이 장교 아니고 상뱅이고 혼인신고 못한 아내가 면회 왔다면 외출입니까 외박입니까?


야, 함 소위 흥분하면 진다. 차근차근 말해 봐?

저희 소대에 유 o석 이병이 혼인신고 못한 아내가 아기를 등에 업고 면회 왔습니다. 중대장 노영우 대위, 월남전 참전휘장을 치렁치렁 자랑하는 박상규 상사가 절대 외박 안 되고 외출이라는데, 대대장님 현명한 명령을 내려주십시오? 했다.

야, 함 소위 옆에 중대장 바꿔라.

중대장님, 대대장님이 중대장님 바꾸라고 하십니다. 통화 마치고 외박으로 결정되었다.

대대장은 인사 주특기 육군본부 회의에 이 규정을 개정하는 제안을 했고, 대령 진급에 가산점을 받았다.

세월이 흘러 중학동창회 총무를 8년째 하고 있다. 별별 경험을 다한다. 금년 12월 송년회에 총무를 넘기면 8년의 에피소드를 소설로 쓰려고 한다.

처음에는 스마트폰 기능을 몰라 청첩장이나 부고를 가나다라 순으로 한 명 한 명 전파했다. 수신 문자만 보고 단체문인지 개별 문자인지 아는 동기가 전화왔다.

야, 문평 너 가나다순으로 한 명 한 명 문자 보냈니?

응.

다음부터는 단체로 문자 보내는 방법 알려줄게, 너 한가한 시간에 전화하라고 했다. 전화를 하고 수락산에 찾아갔다. 친구가 맛집 흑염소 전골집으로 데리고 갔다. 잘 먹고, 잘 마시고, 단체문자 보내는 법을 배웠다.

이번에 한의사가 직업인 동기 어머님이 소천하셨다. 배운 대로 단체문자를 보냈더니 몇 명은 전송실패로 문자가 왔다.

문상을 가서 알게 되었다. 전임 총무에게 인수받은 전화번호 그 이후 폰 교체하면서 그 번호 그대로 안 쓰고 번호변경이 실패번호였다.


정말 기본 중에 기본이 자기가 사용하던 전화번호가 변경되었으면 최소한 졸업한 초, 중, 고, 대, 군대 동기회 총무에게는 알려주는 것 아닐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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