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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을 찾아 선을 이어

희망의 계절. 199

by 함문평

요즘은 어떤지 모르지만 왕년에 작가가 정보사령부에 대위로 전입 갔을 때는 서초동 정보사령부 지하에 벽에 커다란 태극기가 붙어있는 벽 앞에 정보사령관, 사령관 부재 시는 부사령관이나 참모장 앞에 선서를 했다.


<선서>

혼자하면 나는

여럿이 하면 계급, 성명을 각자 외치고 (다 함께)

우리는 대한민국 정보요원이다. 그 책임의 중요성을 자각하여 다음과 같이 선서한다. 우리는 점을 찾아 선을 이어 통일 성업에 이 한 몸 바친다. 198X 년 12월 12일 선서자 각자 계급 성명을 말하고 선서한 오른손을 내렸다.

영어 기생충에서 아버지 역 송강호가 아들에게 한 명대사가 <아들아, 너는 다 계획이 있구나!>다.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21세기 최고 영화에 선정된 것은 한국 영화지만 미국사회에도 있는 사회적 계급을 우회적이지만 뜨끔하게 비판한 작품이다. 작가가 가끔 주장하는 신라시대 골품은 성골, 진골, 육두품, 무두품이지만 요즘은 벤츠, 테슬라, 제네시스, 모닝이 골품이라고. 줄여 벤테제모가 계급이다. 작가는 모닝도 없어 모 아래 무계급니다.

요즘 신세대 35세 딸과 사위 이하 젊은이들은 미래 불확실성에 돈과 시간을 낭비하는 것을 줄이고 미리 계획하고 준비한다는 신조어에 익숙하다. 준비한다는 Ready와 핵심이라는 Core를 합성하여 레디코어 Ready- core라고 한다.

좋게 미래를 준비하는구나? 긍정으로 생각하면서도 한편 마음이 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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