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창이라고 다 같은 동창 아니라지만

나를 슬프게 하는 것들. 5

by 함문평

작년 연말에 송년회를 했다.

우리 학생시절 은사 스무 분 중에 18명이 고인이 되셨고 두 분이 살아계신다. 수소문해서 스승의 날 무렵과 송년회 모임에 모셨다. 한분은 84세, 한분은 83세다.


65세, 66세 제자 이십여 명과 83, 84세 선생이 검정교복 시절 추억담을 나누었다.


참석했던 사람은 모두 즐겁다고 하는데, 참석 안 한 동창 중에 항의성 전화를 받았다.


첫째는 노령 은사님을 동기들 모임에 초대하면 학생시절 공부를 못했거나 그 선생님에게 맞았던 학생은 부담이 되어 참석하겠느냐? 였다.


둘째는 혹시 나이 드신 선생님 모셔놓고 모임 하다 선생님이 오가는 중에 다치거나 돌아가시면 총무가 책임질래? 였다.


그물음에는 인명은 재천이지 총무가 왜 책임져? 했다.

슬퍼졌다.

안다. 동기회나 총동문회 송년모임에 참석하고 싶어도 참석 못하는 경우를 총무 1-2년 차는 몰라서 성씨 가나다 순으로 전화를 다했다.


그렇게 해도 참석자 20명, 총무 8년 차는 문자만 보내고 전화 한 통 안 했다. 그래도 참석자 20명이었다.


초등, 중등, 고교, 대학, 군대 동기회까지 전체 수평적 모임이 있어도 골품제로 모임이 있다는 것을 눈치로 안다. 서당개 3년이면 풍얼을 읊고, 식당개 삼 년이면 떡라면을 끓이고 총무 8년이면 전화 목소리만 들어도 건강한지, 살만한지, 동기 송년회에 참석할 형편인지 아닌지 핸드폰 목소리에서 간파된다. 총무 9년 차가 되면 모임 공지 단톡방에 올리고 공지 확인 숫자 줄어드는 속도만 봐도 몇 명 오겠다 생각하면 오차 있어야 한 명이다.

이솝 우화에 나오는 신포도 이야기처럼 동기의 태클이 나를 슬프게 한다. 새해에는 신포도 이야기가 줄어들고 살아있을 때 한 번이라도 더 얼굴 보고 수다 떠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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