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군바리면 넌 민바리야. 4
여기 브런치스토리에 나를 찜하고, 찰 때 하는 말이 문평이 너는 연애상대로 98점인데, 결혼 상대로 58점이라고 하고 떠났다는 글을 쓴 적이 있다.
ROTC를 하고, 학교 기말고사가 끝난 주 토요일이 학군단 축제였다.
축제날이 다가오는데 데리고갈 파트너가 없었다. 얼마 전까지 사귄 여자, 그것도 초등학교부터 고등학생 시절까지 웅변을 했다고, 대학 일반부 웅변대회 나가고 싶은데, 웅변 원고 써줄 사람이 없다고 해서 써주었다. 써준 웅변 원고로 예행연습을 시켰다.
제한 시간 5분이라 혹시, 물 마시고, 만약 지체시간 고려해 4분 40초에 딱 끝나도록 원고 수정하고 연습시켰다.
자유 총 연맹 충북지부에서 대학/일반부 금상을 받았다. 커다란 트로피에 그날 가덕순대와 막걸리를 국어교육과 선배 3명과 동기와 나 각자 애인 포함 10명이 금상 상금보다 더 큰돈을 썼다.
그렇게 끈끈한 사이였는데, 11월에 58점으로 차였다.
헤어질 때 헤어지더라도 이번 축제만 참석해 주고 헤어지자고 애걸해도 안되었다.
나는 비상수단을 동원했다.
작은 여동생 경화는 청주서 영대 영주 같이 지내는 거 동기들이나 선배나 다 알고 있지만 큰 여동생 경희의 존재는 아무도 몰랐다.
경희에게 오빠가 축제 같이 가기로 한 여자에게 차였다. 네가 대타로 오든지 원주여고 나오고 청주서 대학생활하는 여자 소개하라고 했다. 오빠는 왜 맨날 차여? 처음에는 유아교육과 석미경이 원주여고 동창이라고 전화로 오빠 파트너 하루만 해주라 해서 온다고 했다 번복하는 바람에 경희가 파트너 하기로 했다.
주인집 아주머니가 전화받으라고 해서 받으니 여동생이 축제 입고 갈 옷이 없다고 했다. 그냥 있는 옷 아무거나 입어했더니, 오빠는 장손이라 할아버지에게 전화드리면 바로 소 팔아 돈 보내줄 거라고 소 한 마리 30만 원 시절 30만 원 타면 오빠 10 가져, 나는 20 정도 원피스 맞출게 했다.
청주 우체국에서 시외전화를 걸었다. 학군단 훈련 평가에 소총, 수류탄 등 무기 대여료가 30만 원 필요하니 보내주세요 했더니 다음날 바로 우체국 전신환으로 30만 원이 왔다.
경희는 어떻게 알았는지 청주 육거리 가장 비싼 양장점에서 20만 원 원피스를 맞추고, 핸드백은 거기서 빌려 축제에 참가했다.
빨강 원피스로 무대를 흔들어 최우수 커플상을 받았다. 다른 커플은 파트너 여자가 축제에 오기는 했지만 조신한 척하느라 경희처럼 흔들지 못했다.
지금은 폐간된 잡지 ROTC를 위한 잡지 리더스가 있었다. 거기에 경희가 보낸 사연이 실린 것을 어제 국립중앙도서관 잡지실에서 신청해 사진 찍었다.
1년차 학군단 축제 빨강옷 경희다. 그 축제 후 오빠 앞으로 절대 연애하지마. 내가 원주여고 마치고, 이화여대, 숙명여대간 후배 중에서 일단 자기 정도 미모 갖추고, 예의범절도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네 분 맘에 쏙들 여자 소개시켜 줄게 하고는 내가 전방서 외롭게 총각 소대장으로 지낼 때 결혼했다.
이래서 라돈라에모빌레하는 <여자의 마음은 갈대>하는 노래를 고등학교 음악선생님이 하신 말씀이 진리구나 느꼈다.
여동생은 오빠가 여자에게 차일 때마다 분개했다. 우리 오빠로 말할 것같으면 할아버지 장손으로 금이야 옥이야 컸고, 2학년부터 6학년까지 국민교육헌장 외워야 집에 보내주던 시절 창밖에 오빠가 1등으로 운동장을 가로질러 가는 것을 보고 우리 오빠다! 소릴질렀다. 5,6학년 선배보다 오빠가 전교 1등으로 국민교육헌장 구구단보다 엄청 어려운 것을 1등했으니까 여동생은 친구들에게 까불지마 나 오빠 함문평 동생이야 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