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군바리면 넌 민바리야. 8
횡성 초등학교에서 서울로 전학 왔다.
촌은 1학년부터 6학년까지 1반인데, 여기는 6-8까지는 남자반, 6-9반부터 15반은 여자반이었다.
점심시간에 포크댄스 짝이 요일별로 돌아갔다. 나는 전학 와서 77번인데, 여자반 77번은 모두 키가 컸다. 마주 서면 내 얼굴이 그녀 가슴에 비슷했다.
춤을 추다 중간에 팔을 위로 올리고 한 바퀴 돌다 중심이 흔들려 얼굴이 은자 젖가슴에 닿았다. 물렁하고, 약간 땀냄새에 고향 엄마 생각이 났다. 눈물을 흘렸다.
왜 울어? 하는 그녀 말에 네 가슴에 얼굴이 묻히니, 엄마 생각이 난다. 엄마 집에 안 계셔?
응, 횡성에 계시고, 여기는 할아버지, 할머니와 살고 있어.
은자는 유일하게 내가 위장전햑생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지금까지 발설 안 한 친구다.
공군사관학교가 청주로 이전했지만 그 시절은 보라매 공원이 공사자리다.
토요일에 송충이를 잡는 행사가 있었다. 각자 10마리 잡아 담임 선생님에게 검사받고 집에 가는 것이다. 남학생은 금세 잡아 제출했는데, 여학생은 저학년 시절 짝이나 친한 남학생에게 부탁했다.
나는 송충이 70마리를 더 잡았다. 드라마 <허준>에서 임현식이 줄을 서시오~한 대사는 내가 원조다. 여자반 77번은 줄을 서시오~했다. 은자, 미자, 경자, 숙자, 미정, 현정, 유정이 달려왔다.
열 마리씩 나누어 주었다.
세월이 50년 흘렀다.
초등학교동창회장 문자가 왔다. 사당동 무슨 회관에서 했다. 뷔페식 원탁에 앉으려고 하니 은자가 내 이름 함문평 대신 송충이! 이리 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