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2 키로 의장대장을 역임한 함 대위

내가 군바리면 넌 민바리야. 11

by 함문평

군바리가 군인을 비하하는 말인 줄 나도 안다. 그걸 그러려니 하고 대화를 이어가야지 군바리 단어 썼다고, 화를 내거나 정정하라는 사람도 있다.

연초에 이북 5 도민회관에서 동기생이 평안남도 도민회 중앙회장 취임을 했다. 행사장 회의실은 빈자리가 없어서 바로 만찬장인 강당으로 갔다.


거기는 취임하는 회장, 이임하는 회장 입장할 때 예도를 한다고 후배들이 예도 연습을 했다.


우리 국어 바른말 고운 말과 군대 특히 의장대장이나 국군의 날 제병지휘관도 구령 붙이는 것을 보면 한심한 경우가 많다.


받들어 총! 을 큰소리로 받들어 총! 하면 엄청 힘이 들고 뒤에 총발음은 격음이고 앞에 어는 유성음이다.


국어시간에 자음동화 시험 문제만 풀었지 원리를 제대로 설명 없이 진도에 급급하게 가르치고 배운다.

뒤에 온 총! 을 짧고 굵게 내기 위해서는 앞에 사이시옷 ㅅ을 넣으면 발음이 편하다.

이것은 KBS 바른말 고운 말에도 안 나온다.


작가가 172 작은 키로 의장대장을 경험했기에 구령하는 명예위원장 후배에게 받들어 총! 하지 말고 사이시옷을 넣어 받들엇총! 해보라고 했다. 바로 선배인 줄 알아보고 충성! 했다.


지금은 군수사령부가 계룡대 유성으로 이전했는데, 부산 대연동에 있었다. 전임 3사 19기 의장대장 김민호 대위가 보직 마치고 진급할 자리로 간다고 군수사령부 예하 경비중대장 보직 끝나는 3명을 연병장에서 테스트했다.

키 185, 175, 172 짜리 3명이 대상자였다.

군악대 연주를 하는 상태서 받들어 총! 세워총! 앞으로 가! 를 했다.


185, 175는 구령소리가 군악연주에 묻혀 군악대 뒤 일반 병사가 구령소릴 듣지 못했다.

내 차례가 되었다.

신분은 군인이지만 국어교육 전공이라 사이시옷을 넣고, 구령을 붙였다.


받들엇 총!


세웟 총!


앞으롯 갓!


병사들에게 나의 구령이 군악대 연주소리 속에서도 알아듣고 앞으로 갔다. 연병장 좌에서 줄줄잇 좌향 앞으롯 갓! 사열대 중앙에 오자 우로읏 봣! 사열대 통과하고 제자릿 서! 했다.


심사위원장 참모장, 심사위원 인사참모, 인사과장, 근무과장 전원일치로 함 대위가 의장대장이 되었다.


문제는 키였다. 참모장이 10만 원 자기 앞 수표 두장을 주면서 멜본제화에 가서 행사화 여름용 백구두, 겨울용 흑구 두를 뒷굽은 15센티, 앞굽은 네가 걸어서 안 넘어질 높이로 알아서 만들어 신고 최경근 군수사령관이 물으면 175로 대답하라고 했다. 한 번도 키를 묻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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