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군바리면 넌 민바리야. 23
군대서 총 없이 탈영하면 비무장탈영, 총 들고 탈영하면 무장탈영, 혼자 탈영하면 단순 탈영, 둘 이상 탈영하면 집단 탈영이다.
부산 대연동 군수사령부 의장대장 때였다. 이병 두 명이 총을 들고 동시에 탈영했다.
집단 무장 탈영!
요즘은 무장탈영 뉴스에 나와도 그럴 수 있지지만, 그 시절은 난리도 아니었다. 청와대까지 30분 이내 보고하라는 실현 가능성 없는 규정이고, 또 무장탈영 보고만 하면 되었지, 30분 이내다 넘었다 따지는 놈도 없었다.
그날 내 군대 생활 끝나는 줄 알았다. 경비 중대장 마치고 군수사 의장대장으로 백구두를 신고 롯데 자이언츠 개막식과 어린이날 축하 의장 퍼레이드가 끝난 6월 직전에 이등병 2명이 총을 들고 동반 탈영했다.
바로 본근대장에게 보고하고 군악대장 여군대장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부산의 기차역, 고속터미널, 일반버스 터미널, 기장 나가는 길목 김해 가는 길목 각 지원받은 간부를 배치하고 믿거나 말거나 지만 기장에 아주 용하다는 무당에게 선임하사를 보내 점을 쳤다.
가지고 간 생활기록부 사진을 보고, 거기 적힌 생년월일을 명상하면서 방울을 흔들고, 오방색 기를 선임하사 보고 뽑으라고 했다.
무당 왈 걱정 말어!
총은 부대 가장 가까이 숨겨져 있고 터미널서 군복을 버리고 사복을 입다가 잡혀와! 했다.
물에 빠지면 지푸라기도 잡는다고 나는 천주교 신자고, 도마성당 교우로 함문평 마티아 형제로 불리면서도 무당에게 점을 봤다.
시외버스 터미널서 군복 차림이 손에 사복을 들고 화장실에 줄 서있는 것을 수상히 여긴 예비역이 경찰에 신고하고 경찰이 자동응답 전화기 녹음한 것을 내가 원격으로 듣고 선임하사 그리 보내 데려왔다.
정말 총은 본부근무대 농구골대 뒤에 숨기고 탈영 5시간 만에 둘은 잡혀왔다. 지금도 그 생각만 하면 어떻게 21년 3개월을 지냈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