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만세!

유년 시절의 추억. 96

by 함문평

제가 시골에서 검정고무신으로 기차놀이 하던 소띠들이 다 1학년에 입학하고 2주 동안은 어떻게 참았는데, 그 이상 참을 수 없어 학교에 보내달라고 해서 생일이 4월이지만 소띠와 동급생이 되었습니다.


서울로 전학 와서 6학년 1년 다니고 졸업장 받았는데, 나이 65세라 6년 근이나 1년 근이나 친하게 지냅니다. 중학교 밴드에 운영자가 되니, 매일 ㅇ ㅇ ㅇ님 생일입니다. 축하해 주세요가 뜬다.


오늘은 명근이 생일이라 우리 동기지만 인생 선배, 가장 먼저 할아버지가 되었고, 손자, 외손녀가 금년에 초등학교에 입학했습니다. 축하해 주세요라고 밴드에 카톡에 공지했다.


명근이가 인생 선배된 사연은 한 편의 영화 같다. 중학생 시절 영등포 로터리가 정비되기 전 그곳에 살았다. 명근이네는 과일 가게를 했는데, 건너편 건물이 미장원, 다방이었다. 어느 날 그 건물에 불이 났다. 다방 내실에 작은 방이 있었는데, 그곳에 잠자고 있는 여자를 불길의 위험과 연기를 무릅쓰고 업고 나왔다. 가장 가까이 있던 한림대 부속 한강성심병원 응급실로 갔다.


다행히 거기서 각종 검사를 받았으나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판명되어 퇴웠했다.

여자 입장에서는 명근이가 생명의 은인이었다. 그 후 연애를 하고, 다른 친구가 고등학교 3학년 무렵에 결혼했다. 중학동기 560명 중 1등으로 결혼했다.


그러니 2세도 가장 먼저 태어났고, 손자, 손녀도 먼저 태어났다. 중학 동기 절반은 2세가 나이는 30대인데, 결혼할지 말지 걱정소리할 때 명근이는 초등학생 할아버지가 되었다.


오늘 명근이 생일을 다시 한번 축하합니다. 할아버지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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