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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 4등의 기쁨

by 함문평


2018년 이맘때 나는 ㅇㅇ병원 정형외과 중환자실 환자였다. 한 병실에 6명이 있는데 모두 호랑이띠였다.


나보다 12살 위 가수 최백호와 동갑 한 명 나보다 12살 아래 74년 호랑이 한 명 나머지 4명이 62년 호랑이였습니다.


의사는 절대 술 먹으면 안 된다 술 마시다 걸리면 바로 그날 퇴원이라고 겁을 주었지만 호랑이 띠동갑 6명의 환자는 돌아가면서 술과 안주를 조달하고 군대서 중대장 소대장 피해서 술 마신 경험을 살려 6명이 돌아가며 한 명이 망을 보고 간호사나 의사가 오면 암호로 번갯불! 외치면 번개처럼 술과 안주를 숨겼다.


환자 중에 동갑 호랑이 한 명이 무조건 매주 자동으로 오천 로또를 구입했는데 세상에 로또 3등 다섯 숫자가 맞았다.


기분이 좋다고 돌아가며 술과 안주를 준비하던 우리에게 이돈 다 쓸 때까지는 술과 안주를 자기가 산다고 대신 망보는 것만 빼달라고 했다.


그 일로 12월 첫 주 ㅇㅇ병원에서 시흥사거리 ㅇ ㅇ병원으로 이송될 때까지 매일 고급 안주에 술을 마셨다.


지난 토요일 문득 그 생각이 나서 로또 자동 오천을 구입했다.


어머나!


5등 아니고 4개 숫자가 맞았다.

이거 꾸준히 사다 보면 나도 ㅇㅇ병원 707 병실 동기처럼 술살 기회가 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거 4개 맞은 것도 잠이 안 오는데 5개 맞으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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