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디자이너 선우공주 (4)
내 조카 선우공주
신세타령조로 보낸 제갈미정이 쓴 위문편지에 답장이 왔다.
<제갈미정 학생(양)에게>
위문편지 잘 읽었습니다. 미정 양이 강릉여자고등학교에 합격해 놓고 등록을 못해 횡성여고를 다니고 언니는 원여고라고 알아주고 횡여고라고 무시당하는 그 느낌 알아요.
나는 미정양보다 더 힘들었어요. 우리 아버지는 포천에서 알아주는 부자였는데 제가 포천 송우초등학교 6학년 때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새엄마가 들어왔어요. 당연히 힘들었죠? 송우리서 중학교만 졸업하고 서울로 가출해서 신문팔이, 구두 찍새, 목욕탕 때밀이, 음식점 숯불갈이 등등 아 짜장면 배달하다가 오토바이 넘어져 그릇 다 깨 먹고 변상하고 쫓겨나기도 했어요.
그래도 어떻게 대입검정고시에 합격해서 고졸 인정으로 군대 와서 하사 마치고 중사 3년 차입니다. 군대서 방송통신대학 경영학과 공부 중인데 방통대 졸업만 하고 군대서 상사 원사 진급 안 하고 사회에 나가려고 합니다.
미정 양 힘들겠지만 횡성여고가 내 마지막 학벌이라는 생각은 버리고 인생 알 수 없어요. 오늘의 미정 양 그런 아픔이 잘 극 보하고 여고를 졸업하고 방송통신대로 대학과정을 마치든 독학사를 취득하든 대학교 평생교육원을 다니든 하려고만 한다면 방법은 많아요. 꼭 서울대를 나오고 육사를 나와야 훌륭하고 인생 성공하는 것 아닙니다.
서울대를 나오고 사기 치는 놈도 많고요, 서울대 나오고 지가 진급하려고 동기생을 간첩으로 만드는 것도 봤어요. 구글, 다음, 네이버에 안덕영 간첩 또는 안덕영만 쳐도 다 떠요. 그 안덕영을 간첩으로 만든 인간이 서울대 나온 안덕영과 ROTC동기였대요. 세상 너무 말세 아닙니까?
육사 나왔다고 다 훌륭한 애국자 아닙니다. 육사 나온 대령이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상회담 하기 전까지는 어마어마한 심리전 장비를 가동했는데 그 수리부속을 군수과장 시켜서 영수증 정리는 정품으로 한 것으로 하고 실제 제품은 B급으로 사주라는 것을 거부하고 전역했는데, 골 때리는 일이 전역한 군수과장만 빼고 앞 군수과장 다음 군수과장이 모두 국방부 범죄수사단에 수감되었어요. 그러니 미정 양 절대 서울대 육사 명문 부러워 말고 나 자신이 당당하고 정의롭게 살아갈 기본 정신이 중요합니다.
첫 편지에 너무 도덕선생 잔소리만 해서 미안하지만 미정 양 편지 읽고 꼭 답장에 쓰고 싶은 말만 쓴 것입니다.
1983. 1.3
포천 자작리 사서함 115 본근대
중사 선우재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