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샛강. 14

by 함문평


수첩을 뒤적여 짐보따리 들어준 중년부부 댁으로 전화를 했다. 02-832-7 XXX

예. 독산동입니다.

안녕하세요? 상봉동 터미널서 짐 들어드린 선우도 해 대위입니다.

선우 대위 반갑소! 왜 이제야 전화하는 거요?

1월 17일 취임 후 폭설이 내려 제설작업하고 소부대 훈련 대부대 훈련 마치고 나니 이제 전화할 여유가 생겼습니다.

마침 잘되었네요. 내일이 친목계 하는 날일세. 계원들 모이면 장성한 딸 있는 집 알아보겠네?

감사합니다!

다음날은 신길 5동 독고재석부부가 친목계를 주관하는 날이었다. 강원도 강릉 특별음식 삼숙이탕과 아가미식혜만 독고재석 아내 박춘자가 준비하고 나머지 회와 탕수육은 배달시켜 식사준비를 했다.

박 여사가 딸 독고선미를 도매로 내놓았다. 계원 여러분 중에 우리 딸 선미를 시집보내게 중매 바랍니다!

그 말에 전영수 이병 엄마 신난숙이 배시시 웃으며 말했다. 내가 군인 대위 한 명을 알고 있는데, 군인도 되나?

그럼요. 군인이면 어떻고 경찰이면 어때요? 성실하고 처자식 밥 안 굶길 직업이면 됩니다. 그런데 독산댁은 대위를 어떻게 아는 사이야?

참 기막힌 인연이지. 우리 아들이 정월에 군대갔지 뭐야. 신병교육대 수료일은 먹을 것을 많이 준비해 가야 한다기에 잔뜩 준비했어. 보따리 5개로 담았는데, 두 개는 내가 들고, 둘은 저이가 들었는데 한 개 남은 것을 대위가 들어주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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