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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만 계절. 9

최종길과 윤노빈

by 함문평

1973년 10월 25일 국내신문을 뵈라. 어용신문이든 아닌 신문이든 서울법대 최종길 교수가 투신자살했다는 기사가 도배를 한다.


말 많으면 공산당이라고 민주적 진실은 간단하다.

공자님도 진실한 것으로 치자면 통나무가 가장 진실하다고 했다.


시중 인테리어 가게 가봐라 온통 인조필름이 득실거리는데 거기 그 재료에 발암물질이 들었는지 알 수 없지만 통나무는 거짓이 없다.


당시 중앙정보부장은 박정희 맘에 안 들어 허수아비 중앙정보부장이었고 김치열 차장이 박정희 기쁨조였다.


김치열 발표에 의하면 이재원이라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유럽담당자에게 포섭된 간첩이 있었다.


하필 이재원과 최종길은 제물포고등학교 동기동창이었다.

둘 다 공부를 잘했다.

여기까지는 맞는 말이다.


고교시절 공부 잘하면 다 친해?

아니야 난 나랑 완전히 차이 나게 공부 못하거나 내가 쳐다볼 수 없이 공부 잘하면 좋아했지 비슷하게 엎치락 뒤치락하는 놈은 미웠어.


최종길 교수라고 내 맘과 다르겠어 그런 속마음도 모르고 단지 동창이라고 연행해 간첩을 만들다 죽임을 당한 것이다.


그런 면에서 김지하는 엄청 맷집이 좋은 시인이었다고 생각한다.


박정희 시해되고 군사반란과 광주진압을 하고 전두환이 정권을 잡자 부산대학교 철학과 교수 윤노빈이 아내를 데리고 월북을 했다.


전두환이 최규하를 하야시키고 경축담배 <솔>을 음 좋아 아주 좋아하면서 피우는 꼴을 보기 싫어 월북을 했다.


다른 월북은 땡전뉴스에 이어 나왔지만 윤노빈 월북을 TV보도도 없었고 신문에도 보도 안되었다.


국립대 철학교수가 전두환 꼴 보기 싫어 월북했다면 각하 체면이 구겨지기 때문에 숨겼다.


시인 김지하가 윤노빈과 원주중학 동기동창이라고 중앙정보부에 잡혀가 최종길 교수가 당한 고문만큼 당했어도 김 시인은 걸어 나왔다.


할아버지 말씀이 인명은 재천이다 하신 말씀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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