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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밥 먹기 힘든 사람. 1

어머니 어머니 나의 어머니

by 함문평

학생시절 국어교과서에서 배운 사모곡은 조선시대 선비들이나 어머니를 생각하는 사모곡을 쓰는 줄 알았다.


2023년 8월 15일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어머니는 만수무강이나 무병장수를 넘어 영생불멸하실 줄 알았다.


2023년 8월 15일 별세 (고) 전선옥(여, 향년 86세)

아들과 딸 이름으로 부고를 보냈다.


빈소는 횡성례식장 2층 5호실 장지는 횡성공설묘원이었다.


어머니 임종 이후 화장을 하고 유골 가루를 어머니가 아주 오래전에 내가 죽거든 화장을 하고 가루는 아들집이 잘 보이고 하늘이 잘 보이는 곳에 뿌려다오 하셨다.


엄마 왜 그런 말을 해?라고 소릴 질렀다. 그때 내 마음은 엄마는 영원하실 거라고 착각한 철부지였다.


어머니를 모시고 경치 좋은 곳에 여행을 좀 더 많이 다니고 어머니가 여기가 좋다고 하실 장소를 알아두었더라면 하는 후회도 있었다.


코로나 19가 창궐하던 2019년에 위독한 일이 찾아왔다.

이 병원 저 병원 찾아다녀도 음압병실을 갖춘 곳은 코로나 19 확진환자 아니면 이용할 수 없었다.


원주기독병원 김 교수님과 인연이 되어 위독한 어머니를 살렸다.


김 교수님 아니었다면 2019년이 어머님 기일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인명재천이라는 말처럼 곧 돌아가실 듯하다가도 석 교수님이 검사를 하고 투약을 하면 다시 아들을 알아보셨다.


그렇다면 생활의 최우선을 어머님과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것으로 했다면 오늘 후회가 덜했을 것이다.


의사는 의사로 간호사는 간호사답게 간병인은 간병인답게 자신의 일을 어머니에게 최선을 다했는데, 아들만 불량아들인 것이었다. 학생시절 사모곡의 주제를 돌아가신 어머님을 그리는 효심이라고 시험답안은 맞게 썼지만 현실에서 아들은 사모곡을 쓴 조선시대 선비의 1/100도 못 되는 아들이었다.


2023년 어머니를 중환자실에서 일반환자실로 모신 후 퇴원을 해 집으로 모셨다.


어머니는 음력 8월 18일이 생일이라 평생 생일 음식을 추석에 먹고 남은 음식이 생일상이라는 것이 불만이었다.


어머니가 아들을 뱃속에서 키우고 태어나 젖으로 키우시고 개 다니다 두 발로 처음 걸었을 때 얼마나 기뻐하셨을까?


자식이 네발로 기어 다니다 두 발로 서서 다니는 것의 반대가 노인이 되면 두 발로 다니다 지팡이에 의지해 세발로 그보다 더 늙어지면 네발로 기고 아기 기저귀 차듯이 노인기저귀 차는 것이 생로병사의 자연법칙이거늘 어머니의 기저귀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 못한 것도 후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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