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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함문평 May 17. 2024

유년시절의 추억. 5

체험학습 또는 전인교육

시골초등학교 4학년 때 일이다. 두 분 선생님이 전근을 가고 두 분 선생님이 오셨는데 춘천교대를 졸업하고 부임한 곳이 우리 학교였다.


백 선생님은 2학년 담임이고 전 선생냄은 4학년을 담당했다. 정말 요즘 용어로 전인교육, 체험학습을 그 시절 국민교육헌장을 외워야 집에 가던 시절에 교장 선생냄에게 혼면서도 소신 교육을 하신 분이다.


수업하다가 비가 오면 과목이 국어든 사회든 상관없이 책 덮어하시고는 모두 운동장에 집합시켰다.


운동장에 가면 우리 4학년과 후배 2학년이 같이 운동장에 모였다. 그때는 우연인 줄 알았는데 나이 60이 넘으니 백, 전 두 선생님이 짠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4학년 여자는 2학년 남자와 한편이고 4학년 남자는 2학년 여자와 한편이 되어 축구를 했다.


축구가 끝나면 숙제 없이 가방 두고 빈 몸으로 빨리 집에 가서 목욕하고 마른 옷으로 갈아입어 감기거리지 마라고 하셨다. 다음 비 오는 날은 4학년 2학년 남녀 불문 번호가 홀수와 짝수로 편을 나누어 축구를 했다.


가을에는 수업 팽개치고 산에 가서 찔레꽃 밑동을 캐서 학교 밭에 심었다. 겨울에 장미꽃을 피우게 하셨다. 세상이 하얀 눈으로 덮인 시골 학교 비닐하우스에 장미꽃을 구경한 것은 충격이고 기쁨이었다.


더 기막힌 일은 축구에 한편 먹은 4학년 남학생과 2학년 여학생 커플과 4학년 여학생과 2학년 남학생 연상의 여인 커플이 많이 생긴 것이었다.


세월이 지나 이 나라가 인구 금갑을 미리 내다보시고 한 것은 아니겠지만 정말 그 두 분 선생님은 그 시대에 교육현장에서 혁신적인 교육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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