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긱 이코노미와 플랫폼 노동이라는 유토피아 - 책 리뷰

플랫폼 노동 시대의 자기계발서 : 「긱 이코노미」, 다이앤 멀케이

# 긱(Gig) 이코노미?


긱(Gig) 이코노미라는 개념이 자주 보인다.

미국에서 유행한 말인데, 요새 우리나라에서도 유행하는 것 같다.


우리는 우버, 우버 이츠를 사용한다.

그리고 우버 기사, 우버 이츠 배달부를 만난다.


우버는 이들을 직접 고용하지 않는다.

다만, 기사와 사용자가 만날 수 있는 플랫폼(우버앱)을 마련해줄 뿐이다.


긱 이코노미우버 사례처럼,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노동이 일반화되는 경제(McKinsey)로 정의할 수 있다.


이 책은 플랫폼 노동의 장점과 생존 전략을 제시한다.

# 플랫폼 노동의 장점?


1. 충분한 워라벨과 자아실현


저자에 따르면, 자기 마음대로 시간을 쓸 수 있다는 점이 플랫폼 노동의 장점이라고 한다.


친구는 우버 이츠로 배달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의 노동시간은, 온전히 그가 선택한다.

"기분이 안 좋아서 일 안하려고~"가 가능한 삶.

회사 다닐때 참 얄미울만큼 부러웠다.


부·지위 등의 외적 가치가 행복과 자아실현의 척도였던 과거와 달리,에는 충분한 휴식, 가족과의 시간 등 내적 가치도 중시된다.


플랫폼 노동자는 땡기는 일을, 하고싶은 만큼만 한다.

이러한 자율적인 노동 방식이 워라벨/자아실현 충족에 도움이 된다는 거다.


2. 고용안정성이 아닌 소득안정성


긱 이코노미에서는 고용안정성이 감소하는 대신, 소득안정성은 담보된다고 한다.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회사 필요 없다.

플랫폼에 접속하면,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을 언제든 찾을 수 있다.

그리고 이들로부터 대가를 받고 일할 수 있다.


회사에 소속되는 것에 비해 고용안정성은 적지만, 노동 수요-공급 매칭이 간편해짐에 따라 돈 벌이는 오히려 안정적이라는 거다.


이와 같은 장점을 가진 플랫폼 노동.

저자는 이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한 10가지 전략을 제시한다.


# 10가지 전략


줄글로 주저리주저리 쓰면 보기도 안 좋으니,

표로 정리해본다.

아, 나의 개인적인 해석도 추가해봤다.


# 고찰


1. 플랫폼 노동이라는 유토피아


여느 자기계발서와 같이, 이 책은 개인의 노력을 주문한다.

‘역량 계발을 통해 플랫폼 노동에 적응하면, 당신은 행복할거야.’


그런데 저자의 주장대로랫폼 노동은 유토피아일까?

나는 아니라고 본다.


상당수의 플랫폼 노동자는 미래에 대체될 것 같다.

우버 기사, 우버 이츠 배달부, 대리주부 가사노동자.

무인 자동차, 무인 드론, 가사 로봇으로 대체되지 않을까?


그 이유는 플랫폼 노동의 성격에 있다.

대다수의 플랫폼 노동은 단순 서비스업이다.

그들이 하는 일은 쉽게 알고리즘화가 가능하다.

로봇의 생산성이 사람의 생산성을 추월할 때, 플랫폼은 로봇간의 경쟁으로 채워질 거다.


물론 대체가 어려운 법률/의료 서비스 등 전문업이 플랫폼에서 경쟁할 수 있다.

그럼에도 경쟁 구도는 개인대 개인이 아닌 병원대 병원, 로펌대 로펌과 같이 노동자들이 소속된 집단간 경쟁일 가능성이 크다.


2. 사람들의 성격 변화


플랫폼 노동이 확산될 수록, 사람들의 성격은 변할 것 같다.


플랫폼 노동자들은 항상 예민해야 한다.

언제 폰이 울릴지 모르는 일이다.

또한 본인이 인생의 모든 책임을 져야하니, 자기계발에 대한 항구적인 압박감을 느낀다.


사람들의 인내심이 떨어지고, 불안은 항시적일 것이다.


회의 스트레스 지수는 많이 높아지지 않을까.


3. 정책 변화


그간 노동 이슈의 주된 균열 구조는 정규직-비정규직간 처우 차이 문제였다.

여기에 학습지 선생님, 요쿠르트 아줌마와 같은 특수고용 근로자들의 처우 문제도 부수적이었다.


앞으로는 플랫폼 노동도 주된 이슈로 추가되지 않을까.


당장 내 친구는 우버 이츠 배달하다가 사고를 냈는데, 산재 처리가 어려웠다.


그럼에도 미래는 지금보다는 나을 거라고 믿는다.


4. 자기계발서


자기계발서를 읽는 건 참 어렵다.

납득이 잘 안되니, 재미도 없다.

읽다가 짜증만 드니까, 마음만 걍팍해지는 느낌이랄까?


그래도 과거의 자기계발서보다는 발전한 듯하다.

“긍정적인 정신만 있다면 뭐든 할 수 있다“

그런 것보다는 조금이나마 구체적이지 않나.

아닌가 비슷한가?


재밌고 즐겁게 사는법, 뭐 이런거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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